성숙한 내향적 인간미
성숙한 내향적 인간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6.26 18:0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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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표/단성고등학교 수석교사
 

내향적 인간은 내성적이고 감수성이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승진의 가혹한 경쟁에는 맞지 않으며 나의 예술적 활동에는 아주 적합하다. 또한 대단히 민감한 성격이기에 상처받기 쉬운 점도 있으나 이 감수성 때문에 사람들의 기분을 잘 알고 있어 무레히 행동하지 않는다.


대체적으로 이 내향적 성격의 특징들이 장점을 많이 주는데 주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내, 외향적 인간성에 대해 많이 관찰하는 편이다. 주위에 아무도 나를 기분 상하게 하지 않는데도 기분을 해쳐버리는 일이 많다. 내성적이므로 입 밖으로 내지는 않지만 마음속으로는 경멸되었다고 생각이 들어 불쾌할 때가 있다. 습관적 성격 형성으로 잘못 생각하기 때문인데 주변 상황이 맞아 떨어질 때는 더욱 그렇게 생각된다. 사람들의 비판이나 험담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강하게 받아들여 상한 기분이 오래 가기도 하는데 느끼기 쉬운 감정의 변화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는 무덤덤한데 꼭 컨디션이 다운 될 때는 민감하게 작용하면서 감정의 컨트롤이 어려워진다. 의견 대립으로 매사에 걸고 넘어지는 사람들의 고성과 편 가르기 식의 무례한 행동으로 인간관계가 단절되면서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감정 대립속에서는 내성적 성격의 사람들이 상처를 더 많이 받게 된다. 사람은 무서울 정도로 민감하다.

얼굴에 나타내지 않아도 자기가 교제하는 사람의 말이나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자기 평가에 위협을 받는다고 생각한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남의 프라이드나 감정을 건드리고 위협하는 자세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안는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 사이에서는 서툴고 성숙되지 않는 말과 행동의 오해로 인해 감정 폭발이 순간적으로 일어 나기도 하는데 이 시기에는 변화와 성장의 능력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되는데 사소한 불쾌한 일도 참지 못하는 것은 상황에 대해 이해하려 하지 않고 반발해 버리기 때문이다. 대신에 경험으로부터 배우도록 가르쳐야 하며,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을 찾도록 지도 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통합과 성장을 위하여 끊임없이 교육현장에서 인간성을 관찰하며 좋은 기억의 흔적을 남기려고 하고 있다. 그 궁극의 목표가 결국은 즐거움의 연속이다.

훌륭한 교사의 수업이란 수업중에 배운 학생이 집에 돌아와서 그 배운 내용을 반복하면서 기쁨으로 가득차서 머릿속에 피가 되고 살이 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는 모습이 바로 행복이요, 끝없는 즐거움이다. 최근에 나는 서울의 작곡가 친구로부터 ‘위하여, 그리운 남강’이라는 두 노래를 까톡으로 받았다. 처음 들었을 때는 나에게 안맞다고 생각되었으나 들으면 들을수록 리듬이 경쾌하고 가사도 좋아 영혼의 텃밭에 기분 좋게 메아리 쳤다. 처음에는 이 노래의 가사를 2절까지 외우면서 쉼 없이 부르니 더욱 애착이 갔는데 “맛있는 삼겹살에 소주 한잔 쭈욱 마시면서 옛 추억을 애기하며 기분 좋게 웃다보면 행복이 들어오고 스트레스 날라가네..” 야외 정자위에서도 부르고 계모임에서도 산속에서도 흥겹게 불렀다.

환호와 박수속에서 반응이 좋았는데 대중적 소통력이 강한 노래였다. 내성적 성격을 한 단계 성숙한 내향적으로 바꾸는데 안성맞춤이었다. 그야말로 그 친구는 단지 까톡으로 노래 한곡만 보낸 것 뿐이다. 틈만나면 낮이고 밤이고 머릿속에 되네였는데 부르면 부를수록 감미로웠다. 특히 200여명의 음악동호인들이 모였던 묵언당 음악회장에서의 밝고 힘찬 내목소리가 맘에 들어 동영상으로 남긴 노래를 즐겨 듣고 있다. 자존감이 높아지면서 아쉬움이 없었다. 그런데 전국노래자랑에서의 내 노래는 파워풀한 목소리가 아니었다. 들을수록 아쉬움만 남는 목소리다. 그동안 노래연습을 많이 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노래를 즐겨 불러도 싫증나지 않는 것은 평행봉 운동으로 다져진 에너지 덕분이기도 하다. 이런 노래 경험과 더불어 충분히 사교 능력을 배울 수 있음을 확신하는데 연단을 통해 끼를 한번 발산해보면서 오늘도 한걸음 한걸음 성숙한 내향적 인간미를 찾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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