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통합으로 민족통일을 예비해야
소통과 통합으로 민족통일을 예비해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7.13 19:11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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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상/동국대학교 법과대학 교수(전자문서·전자거래 분쟁조정위원장)
 

아놀드 토인비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의미있는 제도로 한국의 경로효친사상과 대가족제도를 꼽았다. 세상이 변해도 이러한 제도의 장점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압축성장이라는 고도의 산업화과정을 겪으면서 우리 고유의 전통적 질서는 와해되어 갈등과 분열의 사회가 되고 말았다.


오늘 날 한국 사회의 갈등과 분열, 반목과 이반은 이미 도를 지나쳤으며, 매년 갈등치유비용이 거의 국가예산과 맞먹을 정도로 위험수준이다. 특히 정치권의 불의와 세월호 사고나 메르스 감염을 비롯한 각종 대형 악재들이 서로를 불신하고 갈등을 촉발시키면서 한국사회 특유의 공동체의식은 찾아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글로벌시대 무한경쟁의 소용돌이에서, 특히 신냉전의 전운이 감도는 동북아지역에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나서기는 커녕, 내홍으로 입은 불신의 골을 메울 방법조차 찾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는 대한민국호는 지금 풍전등화의 위난에 처해 있다.

한 판에 훅 갈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우리의 살 길을 찾아야 한다. 분단성장의 임계점에서 인구감소, 경제성장판의 깨어짐, 양극화의 첨예화 등으로 사회전체가 만신창이가 되어 있다. 이제는 갈등과 분열을 접고 소통과 통합의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국민대통합을 통한 하나됨으로 북한을 끌어 안고 통일을 예비하는 남북통합의 길을 터 나가야 한다. 주변국에게 한반도 통일의 절실함을 설득시키기 위한 소통과 통합의 길을 뚫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동북아지역협력의 틀을 짜는데 우리가 솔선수범하여 그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그 출발점은 비정치적 분야에서부터 남북한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북한 핵문제로 온 세계가 북한을 고립시키기 위해 비상한 상황을 전개하고 있을지라도 미래의 통일을 위한 민간단계의 남북한 신뢰구축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러한 남북 간, 동북아지역국가 간의 소통구조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내적 통합을 위한 다음과 같은 사회대타협과 사회대개혁의 계몽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첫째,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실천이다. 선도적 지위에 있는 개인도 기업도 공동체의 이익을 위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 하면서, 사회의 안정과 공존공영을 위해 솔선하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민주시민의식을 계도해야 한다. 권력이건 경제력이건 세상으로부터 혜택받고 은혜를 입은 측에서 더 많이 베풀고 사회에 공헌하는 기부문화의 확산을 선도해야 한다.

둘째, 공직자와 공공적 지위에 있는 자들의 높은 수준의 도덕성·정직성과 섬김·희생·봉사정신이 요망된다. 특권적 지위를 유지하면서 권력과 명예와 부를 독식하는 구조하에서는 사회적 안정과 통합은 불가능하다. 특히 공직사회의 부패사슬의 고리를 끊기 위해 가능한 한 공공부문을 개방하여 민간참여를 유도하고,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감시·감독과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되는 지배구조의 정착이 필요하다.

셋째, 사회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여 갈등과 분열의 근원을 제거해야 한다. 온갖 형태의 갈등과 분열의 골을 메우고, 시민이면 누구나 적절한 형태로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두어 합리성과 공정성, 그리고 합법성과 합목적성이 담보되는 절차의 투명화·구조화를 통해 누구도 세상으로부터 왕따(?) 당했다는 생각을 갖지 않도록 보듬어야 한다. 다산 정약용의 손상익하(損上益下)정신을 거울삼아 더 가진 자가 좀 더 많이 기여하고 덜 가진 자가 좀 더 혜택을 입는 상부상조의 공동체정신을 함양해야 한다.

넷째, 교육의 정상화이다. 홍익인간이념의 체계화·현대화를 통한 인간존중의 인본·민본, 여민‧위민의 실사구시적 교육을 통하여 인간다운 인간,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미덕을 가진 인간을 길러내야 한다. 세대 간의 소통이 단절된 현대 한국사회의 갈등과 불신을 치유하고, 민주시민으로서의 소양을 안은 전인격적 인간, 건전한 인격을 가진 애국심있는 인간을 양성해야 한다. 공교육정상화의 핵심은 대학입시의 개혁이다.

다섯째, 차세대 주역인 청년들에게 민족통일을 향하여 꿈과 희망의 상상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청년정신을 심어줘야 한다. 도산 안창호는 낙망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고 역설하며, 무실역행·충의용감을 강조하였다.

청년이 단체나 사회, 그리고 국가의 주요의사결정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구축해야 한다. 세상의 청년화‧글로벌화를 통해 세계 속의 한국, 동북아 속의 한국의 존재감을 강화하고, 민족통일을 위하여도, 경제발전을 위하여도 글로벌협상전문가의 양산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제는 이 땅의 청년들이 갈등과 분열, 반목과 이반의 세상을 접고, 잘못된 세상을 바꾸고, 잠자는 세상을 깨우며, 어둠의 세상을 비추는 등불을 밝혀야 할 때이다. 그 등불은 소통, 통섭, 통합, 통일의 등불이어야 하고, 융합, 복합, 연합, 화합의 등불이어야 한다. 양육강식의 국제질서 속에서 강대국이 만에 하나 한반도에 또 다른 태프트-까스라밀약을 통하여 우리의 숙원인 통일을 방해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 남북한은 물론이고 지역국가와도 긴밀한 협력을 통한 통일한국의 내일을 열어 나가야 한다.

남남 간, 남북 간은 물론이고, 미국‧일본, 중국‧러시아와도 신뢰구축을 위한 손을 내밀어야 한다. 섬세하고도 치밀한 협상력을 통해 남북통일의 당위성을 공유해야 한다. 한국이 앞장서서 남북한 간의, 동북아지역과의 갈등과 분열을 씻고 신뢰와 소통·통합의 등불을 밝히자! 먼저 남한 내부의 통합을 위해 원칙으로 돌아가자! 좀 더 정직하고, 좀 더 베풀자! 함께 반듯하게 미래로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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