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진주성 임진대첩 계사 순의단 위령제를 마치고
기고-진주성 임진대첩 계사 순의단 위령제를 마치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8.10 19:24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돈/제47회 진주성 임진대첩 계사순의 위령제 초헌관

 
이돈/제47회 진주성 임진대첩 계사순의 위령제 초헌관-진주성 임진대첩 계사 순의단 위령제를 마치고

사단법인 진주성 임진대첩 계사순의단은 1987년 12월 14일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전투에서 전사한 김시민(金時敏), 김천일(金千鎰), 최경회(崔慶會), 황진(黃進) 등의 충혼을 기리기 위해 세운 단이며, 그 명칭을 이어받은 사단법인에서는 매년 음력 6월 29일에 제향하고 있다. 지난 8월 1일에 실시된 올해의 위령제는 벌써 47회째로 기록되고 있다.

1949년 영남예술제라는 이름으로 개최되기 시작한 개천예술제가 2016년에 66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행사 중 호국영령들을 위한 제등행렬과 1592년 진주대첩 당시 의병 등 성 밖의 지원군과의 군사신호로 사용되었던 유등을 이용한 남강유등축제 등을 통해 당시의 전공을 기리고 있지만, 민족예술의 창조 정신이 우선하고 있다. 이에 반해, 위령제는 개천예술제보다 약 이십년 정도 늦게 시작되었지만, 당시 진주성 전투에 참가하여 전사한 7만의 민관군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지내는 제사로 매년 음력 6월 29일에 실시된다.

위령제를 지낸 후에는 창렬사 위령제, 논개 제, 유등축제, 논개 까락지 행사, 헌다례 등 여러 행사가 줄이어 개최된다. 좀 더 상세하게 설명하면, 묘강 장순자 이사장은 위령제 행사의 의의를 되살리고자, 그 개최 장소를 진주성, 남강 모래 백사장 등으로 다양화하고, 창렬사 행사는 고 박정희 전대통령의 특별지시로 세운 군졸 위령탑에서 막걸리와 과일로 별도의 위령제를 지내 왔다. 기록으로 남아 있는 역대 위령제 내용 중 1986년도의 진주성 만등달기 방생법회 등의 행사 기록이나, 최근 필자가 참여한 3년 동안은 행사 때마다 천둥번개가 치고, 무지개가 서는 것을 보면, 행사 주최자들이 진심을 다해 제사를 모시고 있고, 이들의 뜻은 하늘도 익히 알고 있는 듯하다. 우리 제관들은 이러한 기현상을 보고, 제복을 흠뻑 젖으면서도, 하나님께서 위령님들의 눈물을 소낙비로 대신 내려 보내고 계신다고 생각하면서 기뻐했었다.

묘강 장순자 이사장께서 사재를 들여 지난 47년간 이 위령제를 지속적으로 모셔 오고 있었다는 사실은, 요즈음 유행하는 민중을 개돼지들에 비유한 것과 대조되어 이사장의 숭고하신 뜻을 재조명해야 한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조선시대 최고 교양인이었던 사관들이, 권력자들의 행실 즉 ‘내·외부 권력에 빌붙는 사람’, ‘탐욕스러운 권력자’ 들을 빗대어, ‘개돼지’, ‘쥐와 여우같은 존재’, ‘구미호’ 등 동물 이름에 댄 극언들을 실록에 그대로 기록하고 있다. 선우정 칼럼에 의하면, 조선왕조실록에서 첫 ‘개돼지’의 별칭은 물려받은 권력과 돈으로 음행을 저지르다 일가가 탄핵당한 무관 유은지이다. 조선 후기에는 뛰어난 문신 오도일도 음행 탓에 ‘사람짐승’으로 비유되고 있다. 음행뿐만 아니라 의리를 저버린 사대부나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 등의 을사오적도 ‘개돼지 못한 사람’으로 치부되고 있다.

이러한 사관들의 평가를 오늘날의 진주시 주요 인사들이 하는 행동에 대입해 보자. 개천예술제가 열리면, 전국의 연고자와 진주 인근 농어촌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추수를 마친 곡식을 팔아 친척집이나 숙소에 거주하면서 시가지 행렬이나 여러 행사를 구경하였고 박정희 전대통령께서도 시가지행렬을 직접 관람하시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의미들은 사라지고, 농번기에 날씨도 더울 뿐만 아니라 세수증대 목적으로 관람조차 자유롭게 하지 못해 지역민들의 역사인식과 향토애 고취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며, 심지어는 관련 단체장들에 대한 불만까지 토로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진주성 임진 계사순의단의 위령제는 유교사상인 숭조정신을 근본으로 하고 있는데, 진주 향교임원들이 한사람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조선시대 사관들이 이런 현상을 야기한 단체장들과 향교임원들을 평가한다면, 과연 그 결과가 어땠을까?

개천예술제는 세수 증대를 배경에 깔고 행사위주로 진행하기 보다는 관련 단체장들이 적극 협력하여, 시민과 진주에 연고가 있는 분, 그리고 전 국민이 참여하는 수준 높은 행사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특히 진주성 임진 계사순의단의 민관군 위령제에는 관련단체기관장은 물론 전시민이 적극 참여하여, 전통윤리인 조상숭배정신을 2세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기성세대들이 앞장 서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렇게 되어야만 진주시가 우리가 그동안 자랑해 오던, ‘문화’, ‘교육’, ‘충렬’의 도시가 되지 않겠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