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임진왜란은 끝나지 않았다
기고-임진왜란은 끝나지 않았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9.22 18:16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환/마산중부경찰서 신마산지구대 경위
 

김진환/마산중부경찰서 신마산지구대 경위-임진왜란은 끝나지 않았다



KBS가 또 다시 민족혼을 불태우기 시작하였다. 아시다시피 ‘임진왜란 1592’가 5부작으로 제작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가히 영화에 비견될만한 스케일과 시나리오 편성에 경탄이 저절로 나온다.

처음엔 5부작으로 어떻게 7년의 동아시아 대전을 그려낼까 염려했는데 이 작품은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우리의 가슴에 또 다시 혼 불을 지피고 있다. 거북선 돌격장 이기남의 “가자”는 우렁찬 목소리가 그러하고 경상도 아재의 노 젓는 손에 두른 핏빛 헝겊이 가슴을 때리고 있다.

임진왜란은 우리가 이긴 전쟁이 아니다. 이긴 것처럼 보였고 후세에 이긴 것으로 기록했기 때문이다. 700만 인구 중 거의 절반을 총칼에 잃고 수만은 도공과 양민들이 끌려갔으며 강탈당한 우리의 물적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였다. 풍신수길이가 죽고 난 후 집권한 덕천가강에게 전후배상에 대해 일말의 요구도 하지 못했던 것이 그 이유다. 이순신장군은 이러한 결과를 예상이나 한 듯 불과 150척의 판옥선으로 500척 이상을 남해 노량에서 제압하여 임란의 대미를 그리셨다. 십중팔구는 지금 시대상황이 난세라고들 이야기를 하지만 대중성을 이끄는 영화나 TV프로그램이 이처럼 살아 있음에 무척 안도가 된다.

영화에서는 밀정에서 이중간첩 역할을 하는 송강호가 그래도 버릴 수 없는 조국을 위해 우리를 위한 선책을 하고 그런 과정 속에서 가시밭길 같은 독립군들의 활약상을 여실하게 그려 눈시울을 붉게 하고 고산자의 대동여지도는 척박한 여건속에서도 민초들을 위한 어떤 어르신의 가슴시린 정성을 느낄수가 있다. 지금은 분명 난세임이 틀림없다. 안개 속 같은 동아시아 정세를 헤쳐 가고자 대통령은 이리저리 분주하고 김정은이는 수시로 미사일을 펑펑 쏘아대고 청치권은 손발이 맞지 않아 매일 티격 태격 거리고 경제는 호흡이 뒤틀어져 가픈 숨을 몰아쉬고 가정은 이리저리 깨어져 어둠의 끝이 보이지 않는 듯하다. 여기저기서 헬헬 거리며 이민을 택하는 이도 있다. 지금의 상황은 임진난 후반기와 너무도 닮았다. 정유재란이 터지기 전의 상황과 너무도 비슷하다. 우리 힘이 모자라 너무도 급하여 명을 끌어 들였고 그것이 화근이 되어 명에게 수탈당한 정도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얼마나 심했으면 “일본은 얼레빗, 명은 참빗”이라는 말까지 생겼을까.

강탈당한 것도 억울한데 거기에 전투작전권까지도 명에게 넘어가자 가장 애통해 하신 분이 바로 이순신, 권율, 곽재우등이셨다. 이순신 장군은 명과의 합동작전에서 누누이 게으름을 피우고 싸우는 척만 했던 명에 대해 적지 않는 분노를 가지고 계셨기에 마지막 노량해전에서는 아예 진린을 배제한 전투를 치루셨다. 진린은 무모한 전진으로 인해 두 번씩이나 사지에서 우리 수군에 의해 구출된다. 또한 곽재우 홍의장군은 몇 번이나 조정에서 내린 벼슬을 마다한다. 이유는 단 하나 왜적을 물리치기 위해서였다. 관군에 들어가면 어쩔수 없이 명의 지시을 따라야했고 적을 보고 싸우지 말라는 상관의 말을 듣다가는 울화통이 터질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금산에 700의총으로 잠들어 계시는 조헌장군도 영규대사와 함께 순찰사 윤국형의 방해와 시기를 견디어 가며 의병들의 사기가 관군보다 훨씬 높다고 판단하여 전원 옥쇄하기로 마음먹고 무려 10대1의 일본정예병을 상대하여 치를 떨게 만드셨다. 임진란은 진행 중이다.

일본는 임진란 이후 전열을 가다듬고 장장 280여년 동안 그들의 이를 갈고 갈아 마침내 1875년 9월 20일 군함 운양호를 강화도로 보내 슬금슬금 우리의 간을 본 다음 불과 35년 만인 1910년 8월29일 완전히 그들 뱃속으로 넣었다. 하지만 임난때 명까지 간다는 야욕이 이순신 장군에게 뒷통수를 얻어맞고 꺽였고 일제때는 난징학살까지 이어지는 과욕으로 이어짐으로써 대륙정벌을 향한 그들의 꿈이 무산되었다. 지금 그들은 출전 선수를 달리하며 와신상담 자위대의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기회를 노리고 있다. 단언컨데 임진난은 진행형이다. 마지막 승자는 누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이 순신 장군처럼 준비하고 준비하는 자의 승리이고 그 승리는 반드시 우리가 거머쥐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