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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징후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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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26  18: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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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징후

개미들은 비가 올 것을 미리 알고 피신한다고 한다. 숲 속에 사는 인디언들은 태풍이 올 것을 미리 알고 대비를 한다고 한다. 배에서 살고 있는 쥐들이 장차 그 배가 침몰할 것을 알고 배에서 내리는 것이 목격된 바도 있다고 한다. 쥐들은 무엇인가 낌새를 채고 배에서 내린 것인데, 초능력인지 배에서 어떤 징후를 발견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런데 쥐가 떼를 지어 내리고 얼마 후 그 배가 출항하여 침몰했다면 쥐들이 이를 알았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인디언들이 태풍이 올 것을 안 것은 공기 속에서 어떤 징후를 발견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중국 송나라 시대의 주역(周易)학자 소강절(邵康節)은 어느 집 나뭇가지가 바람도 불지 않았는데 꺾인 것을 보고 그 집 딸이 시집갈 것을 알았다고 한다. 정신분석학자 칼 융이 한 여자가 꾼 꿈을 해석한 뒤 그녀에게 위험을 경고했지만, 그녀는 얼마 후 숲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던 날 목소리가 이상했던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세상에는 징후 또는 징조가 있어 미래를 알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침에 길을 나서는데 구두끈이 끊어지면 이는 배신을 당한다는 뜻이다. 이를 주역에서는 산풍고(山風蠱)로 해석하고 있다. 만약 A라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연속해서 구두끈이 끊어졌다면 이는 A라는 사람이 무엇인가 속이고 있다는 뜻이다. 필자도 몇 년 전 어떤 일을 하려고 특정인을 만나고 있었는데 구두끈이 두 번이나 끊어지는 경험을 하고 경계심을 가지고 다시 살펴보았더니 그 사람이 나를 속이고 있었다. 하마터면 크게 당할 뻔 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산풍고를 공부한 덕분이었다.

여자가 남자를 만나러 나가려는데 바지 아래쪽이 찢어지면 이는 남자의 배신을 뜻한다. 길을 가다가 크게 미끄러져 넘어졌다면 이는 계약이 결렬된다는 뜻이다. 참새가 집안에 들어 왔다면 이는 지풍승(地風升) 괘로 사업이 싹트거나 일에 진전이 있다는 뜻이다.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반지를 갑자기 찾게 되었다면 진급을 하거나 일이 잘 풀려간다는 뜻이다.

현대 수학에 ‘프랙탈(fractal)’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는 부분이 전체를 닮아 있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 조각을 보고도 전체의 상황을 알 수 있는 것이 프랙탈이다. 우리 몸에 있는 세포는 우리 몸 전체를 반영하고 있기에, 의사는 우리 몸의 한 곳을 보고 병의 유무를 진단할 수 있다. 부분과 전체가 닮아 있는 현상은 생명체에 가득 차 있다. 생물은 몸체가 생길 때 이미 부분이 전체를 반영하도록 만들어졌다. 미래의 일도 사건의 전모가 발생하기 전에 그 어떤 조각 사건들이 병행된다. 작은 것을 보고 큰 것을 알 수 있을 때 이것을 단서(端緖:due) 또는 프랙탈 조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모든 경우에 프랙탈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현상들은 단순히 우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잘 관찰하다 보면 미래와 연관된 현상, 즉 징조가 참으로 많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다 징조는 아니지만 일단 우리 주변의 일을 모두 징조라고 봐서 손해 볼 것은 없다. 아니면 그저 우연이고, 맞아 떨어지면 프랙탈 현상인 것이다. 따라서 평소에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징조를 알면 미래를 조심할 수 있으니 생존능력이 극대화된다. 징조는 스스로 발생하는 일종의 점괘와 같이 사람에게 미래를 알려준다. 하지만 점(占)은 징조와 달리 인간이 일부러 미래를 알기 위해 계시를 받는 행위다.

미래를 아는 방법은 대체로 3가지가 있는데 첫째가 징조를 살피는 것이고, 둘째는 점을 치는 것이고, 셋째는 주역의 괘상(卦象:易卦에서 길흉을 나타내는 象)을 응용하여 사물이 변화하는 과정을 추적하는 것이라고 한다. 징조는 어디에든 다 있다. 일종의 자연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사물은 미래를 향해 흘러가고, 집단을 이루기 때문에 그 주변에 항상 징조가 나타난다. 징조는 커다란 사물의 한 부분인데, 부분 없이 전체는 있을 수 없으므로 미래의 일에 징조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매사 징조를 잘 관찰하여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지난 9월 12일 경주에 큰 지진이 발생하여 우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과학이 크게 발전했는데도 아직까지 지진의 예측만큼은 불가능하다고 하니 자연의 신비가 경이롭기만 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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