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ㆍ창원시의회 사태를 우려한다
도교육청ㆍ창원시의회 사태를 우려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2.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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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마무리하는 요즘, 경남도내 곳곳에서 충돌의 파열음이 나고 있어 참으로 우려스럽다.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양보를 바탕으로 한 타협을 모색하려는 소통의 의지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정파간, 지역간, 단체간의 갈등은 도를 넘어 감정싸움으로 까지 비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한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해를 희망차게 열 준비를 해야 하는 때에 각자의 입장만 고집하는 모습에서 희망이 실종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갈등은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

경남도교육청과 창원시의회가 그렇다는 얘기다. 경남도교육청은 고입 연합고사 도입을 놓고 전교조경남지부 등 연합고사저지대책위원회와 양보없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창원시의회 사태는 더 가관이다. 통합시 청사 위치 결정을 둘러싸고 통합 전 3개 시 지역별로 의원들의 대립과 반목이 이미 도를 넘어섰다.


두 사안의 갈등의 원인을 들여다보면 다소 민감하긴 하지만 그렇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경남도교육청의 고입 연합고사 도입문제는 고영진 교육감이 취임하면서 제안한 것으로 찬반 양측이 흑백논리로만 허송세월을 한 감이 없지 않다. 창원시의회 사태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부터 갈등이 본격화됐다. 두 사안 모두 사전에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두 사안 모두 대화와 양보, 그리고 타협이라는 소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합된 창원ㆍ마산ㆍ진해의 시의원들이 새 청사를 서로 자기 지역에 유치하기 위해 다투는 데서 갈등은 시작됐다. 마산지역 시의원들은 청사는 마산, 야구장은 진해, 통합 기념상징물은 창원으로 하자고 하고, 창원지역 시의원들은 불가하다고 맞섰다. 이에 진해지역 시의원들이 진해시 분리를 추진하면서 대립은 극으로 치닫게 된 것이다.


급기야 지난 20일 마산지역 시의원들의 창원시 3대 중요시설 지역안배 결정 촉구 결의안을 상정하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창원지역 시의원들이 본회의장 출입문 셔터를 내리고 기습 점거에 들어가면 결국 고성과 욕설, 몸싸움으로 이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한 것이다. 시의원들이 표를 의식한 지역 이기주의로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것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경남도교육청의 고입연합고사 도입문제에 관한 갈등도 소통부재의 산물임을 지적하지 아니할 수 없다. 고입 연합고사를 도입하려는 교육청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중학교 교육과정운영의 내실화와 면학분위기 유지를 통한 고등학교 학습활동에 대한 연계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도교육청의 취지를 십분 이해한다. 동시에 아이들을 입시지옥으로 내몰고 사교육비를 증가시킬 것이라며 지속적인 반대 투쟁을 벌이는 전교조 등 진보성향의 시민단체의 주장도 충분한 논리가 된다.


다시 지적하거니와 문제는 일방적인 논리와 주장만 난무할 뿐 접점을 찾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험을 실제로 치러야 하는 학생들과 학생들을 뒷바라지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교육청과 반대 측의 주장만 난무하면서 경남교육이 표류하는 지경에 빠진 것이다. 지난 21일 행정예고를 한 교육청은 내년 2월 고입전형위원회에서 연합고사 실시를 확정짓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대승적 차원에서 해결 노력을

갈등은 어디에서나 있을 수 있다. 현재 도교육청과 창원시의회 사태는 그 갈등이 각자의 일방적 주장으로 인해 건전한 선을 넘어섰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그렇다고 해결의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도교육청은 고입 전형개선안을 행정예고라는 절차적 문제에만 집착하지 말고 귀를 열고 대화해야 한다. 창원시의회도 각 지역별 이기주의를 버리고 당장 머리를 맞대야 한다. 도교육청과 창원시의회가 존재이유를 상기하고 대승적 판단을 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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