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믿음과 의로움
칼럼-믿음과 의로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11.22 18:2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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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국학원 상임고문ㆍ한민족 역사문화공원 공원장

 
장영주/국학원 상임고문ㆍ한민족 역사문화공원 공원장-믿음과 의로움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를 꼽으라면 ‘믿음과 의리’가 아닐까 한다.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개인의 친분을 의리로 착각하였고 그 친분을 받은 사람은 초법적인 특권으로 재벌들과 공직자, 나아가 신성한 교육계를 유린하였다. 촛불은 거세게 타오르고 있고, 검찰의 발표에 의하면 알든 모르든, 의도했든 아니든 박근혜 대통령은 정직하고도 청렴하지도 못했다는 불명예를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모두가 공직자로서의 신의와 의리를 개인의 것으로 착각한 탓이다. 공직자는 높든 낮든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기에 개인의 것과 잠시 위임받은 것을 착각해서는 안 된다. 비록 그것이 보이는 물질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사람 간의 인정이나 신뢰에서도 공사를 착각하는 작은 틈도 있어서는 안 된다.

9백 년간 동북아시아의 주인이었던 고구려의 동량을 길러낸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참전계경(參佺戒經)'은 '믿음과 의리'를 다음과 같이 가르쳤다. '참전계경'은 단군조선시대부터 내려오던 '366사'를 고구려 을파소 재상께서 고구려에 맞도록 편집하신 한민족의 위대한 경전이다.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상황을 8가지 단계로 정리하고 그에 맞는 답을 깨달음의 의식 수준에서 가르친 것이다.
그에 따르면 믿음, 곧 신(信)은 사람이 태어나 갖추어야 할 8가지 덕목 중에서 으뜸인 ‘성(誠)’ 다음으로 갖춰야 할 귀중한 덕목이다. ‘믿음’은 의(義), 약(約), 충(忠), 열(烈), 순(循)의 5가지 가치로 사람들을 단합하게 할 수 있는 지혜로운 멘토의 훈육이다. 믿음직한 성격을 갖추기 위하여서는 ‘멘티’는 참전계경 제56사의 ‘의로움’을 먼저 알아야 한다. 그러기에 '신의(信義)'라고 한다.

“의로움이란 믿음을 굳게 다져 주는 기운이니, 그 기운이야말로 마음을 감동하게 해 용기를 갖게 해주며, 용기 있게 일에 임하면 마음이 굳게 다져져 벼락이 내리쳐도 그 기운을 깨뜨리지 못한다. 그 굳고 야무짐은 금이나 돌과 같고, 그 생명력은 큰 강물이 흐르는 것과 같다”

이어서 제57사에서는 ‘정직’도 명확하게 정의하고 있다.

“바르면 사사로움이 없고 곧으면 굽음이 없다. 무릇 의로움이란 뜻을 바르게 갖고 일을 곧게 처리하여 그사이에 사사로움과 굽음이 없기 때문에 차라리 일에 실패할지언정 남에게 믿음을 잃지 않는다”

놀랍게도 은혜로운 가르침은 이어지니 제58사 ‘공렴(公廉)’에서는 공직자의 청렴에 대하여 엄중하게 가르치고 있다.

“공렴이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깨끗한 것을 말한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일을 보면 사랑도 미움도 없으며, 깨끗한 마음으로 사물을 대하면 자기의 욕심과 이익을 찾는 마음도 없어진다. 이렇게 사랑함도 미워함도 없으면 사람들이 그 의로움에 따르게 되고, 사리사욕이 없으면 사람들이 그 결백함을 믿게 된다”

이순신 장군이나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 등은 믿음과 의로움을 기반으로 정직하고 공렴하셨기에 나라의 충신으로 애국자로 영원히 칭송을 받는다. 이 땅을 거쳐 가신 수많은 무명의 용사들도 자신과 자신 가족의 이익보다 더 큰 가치에 단 하나뿐인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바치는 ‘신의’를 지켰기에 우리가 있을 수 있다.

지금 우리 조국 대한민국은 국내외에서 가장 큰 위험을 맞고 있다. 그런 만큼 다시 한 번 크게 도약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법치국가답게 법에 따른 순서에 따라 거대하고, 강력하게 모든 썩은 살을 샅샅이 찾아 도려내고 바로 잡아가자. 그럴 때 세계는 다시 한 번 우리의 모국, 대한민국을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위대한 민주주의의 나라'로 진심으로 존경하게 될 것이다.

이제 공은 국민에게 돌아왔다. 저마다의 목청은 낮추고 누가 사리사욕을 넘어서 신의를 갖춘 정직, 공렴한 ‘준비된 리더’인지를 조용하게 그러나 철저하게 살펴보자. 깊은 강은 소리 없이 흐른다. 때로는 속삭임이 아우성보다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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