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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파로에서 1박2일최진상/경남과학기술대학교 식품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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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11  18: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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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상/경남과학기술대학교 식품과학부 교수-파로에서 1박2일

약 8년 전의 기억 속으로 거슬러 간다. 파로(Paro)는 히말라야, 부탄(Bhutan)의 유일한 국제공항이 위치한 곳으로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왕래하는 도시이다. 인도 북부의 육로를 이용하지 않는 다면 반드시 이곳 파로를 거쳐야 부탄으로 입국이 가능하다.

이 파로 국제공항은 우리지역에 있는 사천 공항의 크기 정도이다. 히말라야 산맥의 틈새에 마련한 것이라 또한 이동하는 이용객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약 4km의 아담한 활주로를 가지고 있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접근하는 광경은 과히 곡예 예술과 같다. 구름을 헤치고 산들을 비켜서 굽이굽이 돌아 가볍게 착륙한다. 농가들은 한 굽이 돌 때 마다 올망졸망하게 띠엄띠엄 이곳저곳 뿌려 놓은 듯 널려 있다. 한적한 풍광이다.

하지만 고도를 낮추는 동안, 가슴을 졸여야 한다. 귀로 느껴지는 압력도 그렇고 처음 경험하는 사람들은 ‘와’하는 함성이 절로 난다.

착륙을 완성하면 박수로서 주변을 둘러보며 서로서로 모두에게 감사한다. 기장, 승무원, 옆자리 외국인 그리고 나 자신. 고맙습니다. 이곳에 있는 동안 안전하고 잘 생활하기를 기원하면서 두 손 모아 합장한다.

2007년 우리나라 농림부의 국제농업협력사업으로 시작된 부탄과의 인연으로 왕래가 시작되었다. 그 때 한국을 방문했던 ‘도도’라는 공무원의 고향이 이곳 파로여서 그의 초대로 1박 2일을 이곳에서 묵게 되었다.

이 나라는 어느 곳이나 역사적 사료들이 잘 보관되는 것 같아 참 잘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삶을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는 마음들이 바로 행복의 단초인가? 그래서 행복지수가 높은가?

불교의 문화가 국가형성의 기초가 되어 국민의 85%, 대다수가 같은 문화를 향유하고 있어 이심전심인가? 지나는 곳마다의 사찰은 입장할 때마다 방문을 기록으로 남긴다. 누가 언제 누구랑 같이 다녔는지 알 수 있도록.
11시 쯤 도착하여 서기 600년대 완성되고 현존하는 사찰 두 곳을 돌아보니 벌써 도도 누님이 저녁을 준비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하루의 일과가 정리되고 마무리할 때, 가장 흐뭇한 시간이다.

‘긴 여정의 피로를 풀어야 한다’는 도도는 친구들과 매형의 도움으로 지은 가장 현지적인 목욕탕으로 우리 일행을 안내하였다. 소나무로 만든 가로, 세로(2~3m) 크기의 욕조에 말뚝 네 개로 기둥 세워 만든 야외 목욕탕이다.

욕조에는 강에서 길어온 물을 붓고 여기에 불에 달군 불덩이 같은 강돌(메주덩이 크기의 둥근 돌)을 넣어 물을 데웠다. 돌을 넣을 때는 마치 증기 기관차처럼 칙칙 거리며, 물속으로 퐁당퐁당. 물은 순식간에 뜨거워 졌다.

한껏 데워진 물속으로 뜨거운 열기를 비켜가며 들어서니 주변은 벌써 어두워지고 어느새 하늘은 온통 별천지. 야아! 이처럼 많은 별들은 본 적이 있었던가! 초등학교 때 시골에서 보았던 그 별들이 아직도 빛나고 있다니 야 정말 감동이다. 감동이야!

피로 회복에 필수사항 두 가지를 보탠다. 하나는 강에서 뽑아온 ‘둑자’라는 뿌리식물인데 우리나라의 창포와 같은 종류이다. 이를 돌로 찧어 물에 푸는 것이다. 아마도 세정력이 좋기 때문이 아니가 추측을 해본다.

오월 단오 날에 여인들은 창포물에 머리를 감아 부드러운 머릿결에 그 향기를 간직하듯이 우리네 풍습과 흡사하다. 또한 강돌에는 미네랄 성분이 많아서 피부의 보습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 반드시 보태는 한 가지. ‘아라’라고 하는 곡주에 황금색의 노른자를 띄워 마시게 한다. 우리나라의 탁주에 해당하는 술이다. 여러 가지 곡물을 혼합하여 발효시킨 발효주 한 잔에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뜨거운 열기 보태어 몽롱해진다.

밤은 깊어 가고 세 남자는 욕조에서 지그시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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