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있는 대책
실효성 있는 대책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1.0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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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택/진주 동진초등학교 교장
왕따, 일진, 셔틀맨, 성폭행, 폭행과 학생 자살 등 대형 학생 범죄 사건이 터질 때마다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책임을 놓고 전국이 들끓었지만 나아진 것이 별로 없고, 사건은 반복되기만 한다. 황급히 실효성도 없는 대책을 내어 놓을 것이 아니라, 비교적 잘 대처하고 있는 나라들의 사례를 연구하고, 학생과 학교, 교사의 문제점이 뭔지 면밀히 연구한 후에 제대로 된 대책을 내 놓아야 한다. 왜 피해학생들은 신고하지 않으며, 학교나 교사들은 무력하기만 한 것인가에 대한 원인 규명을 통한 대책이어야 한다. 폭력을 비롯한 학생범죄 사건들을 교사와 부모만 모르고, 주위학생들은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피해학생은 물론 주위학생들이 신고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가해 학생이 반드시 처벌된다는 믿음이 없기 때문이고, 처벌된다 해도 유명무실한 처벌이며, 해당학교에서 범죄학생이 배제되지 않은 이상 보복이 두렵기 때문이다. 경찰, 학부모, 교사 등 어느 누구도 항상 따라다니며 범죄의 위험으로부터 지켜줄 수는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학교나 교사가 무력한 이유는 학생범죄를 예방하고, 제어하고, 처벌할 실질적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인권위, 교육부, 정책, 제도의 책임이 없다하진 못할 것이다. 학교민주화와 학생인권이라는 이름으로 교사들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엄격하게 지도하려고 하면 “돈 많이 벌어놨어?”라든가 “교원평가 때 보자”든가 하면서 대들고, 모욕당하고 폭행까지 당하는 교사들이다. 학부모들은 어떤가. “우리 애는 그럴리 없다, 피해학생이 원인제공 했을 것이다. 교사들은 뭐했느냐, 교육청에 전화해서 잘라버리겠다”는 학부모들이 드물지 않다. 학교가 시끄러워지고 교사·교장이 문책을 받고, 평가에서 불리해지고, 학생 지도보다 부모들의 항의, 각종 매체들에 의한 공격 등등이 더 힘들게 한다.

우리의 문화나 의식도 문제이다. 지금까지 사건 처리를 보면 형사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자라는 학생이라는 이유로 처벌같지도 않은 처벌만 받고, 가해학생은 활보하고, 피해학생은 2, 3차 피해를 보고 학교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 이점을 활용하여, 가해 학생들은 마음 놓고 범죄행위를 반복한다. 이들에게 벌점, 교육, 봉사활동 등의 처벌은 하나마나한 것이다. 학생범죄는 반드시 엄히 처벌 받고, 당해 학교현장에서 배제하는 것이며, 학교, 교사들로 하여금 학생이나 학부모들과 성가신 다툼 없이 규정과 절차대로 학생을 지도하고, 범죄 행위를 예방, 제어할 수 있는 법 혹은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어느 피해자 부모의 말처럼 가해자가 무서워 피해자가 도망 다니는 그런 사회가 아니라 가해자가 죗값을 치르는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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