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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동네부자 ‧ 거부 ‧ 재벌의 차이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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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9  18: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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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동네부자 ‧ 거부 ‧ 재벌의 차이

옛말에 백석꾼은 하늘의 뜻이 없어도 될 수 있지만, 천석꾼과 만석꾼은 하늘의 뜻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했다. 큰 부자는 하늘이 내린다는 의미로, 노력만으로 큰 부자가 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동시에 가난은 하늘의 뜻이라기보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래서 동네부자가 되려면 100명이 먹고 살만큼을 혼자서 가져야 하고, 거부가 되려면 1만 명이 먹고 살만큼을 가져야 하고, 재벌이 되려면 100만 명이 먹고 살만큼을 혼자서 가져야 한다. 동네부자가 되는 길은 근면, 성실, 검소하게 살며 절대로 쓰지 않으면 된다. 그래서 동네부자들은 대부분 구두쇠인데, 그동안의 고통을 부자라는 호칭으로 보상을 받는다. 거부는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모을 수 없기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재벌은 이런 도움을 주는 사람의 규모가 거부의 100배는 되어야 한다.

동네부자는 절약하는 방법, 돈이 새어 나가지 않는 방법을 후손에게 물려주면 그 부를 대물림할 수 있어 3대 부자, 5대 부자라는 말을 듣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평야가 별로 없는 경상도와 같은 곳에서는 200∼500석이면 동네부자 소리를 듣고도 남는다. 부자가 되는 구체적인 방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여러 종류의 자금관리법, 투자법 등에 관한 이론이나 경험담 등을 실제로 연구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 대상이 되는 정도는 동네부자에 해당한다.

거부는 이와 사정이 좀 다르다. 남다른 전략이 필요하고 운도 따라야 한다. 재벌은 노력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경지가 더더욱 아니다. 물론 거부나 재벌이 된 사람의 행적을 보면 재화를 축적하는 과정이 모두 그 사람의 의지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처럼 묘사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주변의 환경이 그로 하여금 그런 결정을 내리도록 만들었을 수도 있다.

재벌은 100만 명 정도가 소유할 재화를 한 사람이 독점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옛말에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라고 했다. 이 말은 3년 만에 망할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한다. 부자는 재화를 축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키는 일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네부자의 재산은 지키는 것도 쉽지 않은데 재벌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재벌이 망하게 되면 그 자신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고, 지역사회를 비롯해 국가경제에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그래서 재벌은 그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과 지역, 나아가 국가경제를 위해서도 건강하게 유지될 필요가 있다. 재벌 중에는 당대에 사라진 경우가 가장 많으며, 2대 재벌인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데 3대까지 재벌인 경우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부자가 되면 가족들이 교만해지고, 절제하지 않고 허영에 빠지며, 일하기를 싫어한다. 남자들은 주색잡기(酒色雜技)에 빠지거나 사치와 낭비와 향락 그리고 도박에 빠질 수 있어서 ‘3대 넘기는 부자가 없다’는 말이 있다.

재미있게도 ‘재벌가 명당 탐사기’를 쓴 영남대학교 이문호 교수는 ‘풍수과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2대 재벌은 양대(兩代)에 걸쳐서 재벌이 출현할 수 있는 묘소가 있어야 한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래서 세계 속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인 정체는 바로 재벌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한국사회에서 혹 재벌을 칭찬이라도 하면 ‘생각 없는 놈’, ‘보수 꼴통’, ‘물색없는 놈’으로 평가하기도 하며 일부 진보세력들은 재벌이라 하면 일단‘까야’식견 있는 사람행세가 되기도 한다. 아니다 그네들의 남다른 식견과 노력을 우리는 인정할 필요가 있다.

세상이 이렇게 바뀔 수가 있을까? 단군께서 이 땅에 후손을 내보낸 이래 현재와 같은 세상을 만난 적이 있었는가? 세계 어느 나라의 공항에서나 한국 제품을 선전하는 광고판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물론, 입국허가(VISA)없이 방문이 가능한 나라도 많다. 그뿐인가. 가는 곳마다 한국 음식점이 있고, 한국 노래를 배워서 부르는 사람, 한국 드라마를 보는 사람, K-Pop 가수들의 춤을 따라 하느라 정신없는 사람들을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 믿어지지 않는 변화다. 외국의 운동경기장에 우리 기업 이름이 걸리고, 해외 언론매체에 우리 제품 이야기가 실리면서 세계인들이 그것을 만든 기업들의 이름을 훤히 꿰고 있다. 한국인 유엔사무총장이 저절로 탄생했겠는가? 한류가 그냥 세계의 무대를 점령했을까? 기본적으로 기업의 기여가 컸다. 금년에는 정치와 경제가 건전한 조화로 발전하여 우리대한민국이 세계의 재벌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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