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신문에서 지난해 도내에서 발생한 가정폭력 실태뉴스를 접한 도민들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경남경찰청이 밝힌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도내에서 가정폭력과 관련해 112에 신고 접수된 건수는 총 1만3995건이다. 하루 평균 38건에 이른다. 가정폭력 신고율이 10%에도 미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수치다.
경남경찰청은 지난해 신고건수가 전년도에 비해 무려 17.7%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크게 우려할 일이지만, 신고건수가 증가했다는 것을 가정폭력이 늘어났다고 규정할 순 없다.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 신고율이 높아진 측면이 더 크게 반영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정폭력 신고건수의 큰 폭 증가는 가정폭력이 여전히 만연해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가정폭력 신고율 산정치를 대입해 보면 도내에서 하루 최소 400건의 가정폭력이 발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4대 악으로 규정해 총력 척결에 나설만큼 관심을 갖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진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가정폭력이 범죄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간에 발생하는 일이라 쉬쉬하며 넘어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다 보니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꼴이다. 적극적으로 신고하지 않으면 바로잡을 수 없다. 동시에 가족간의 문제라며 미약하게 처리하는 관례가 더 큰 문제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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