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자신을 정확히 알아야만 지혜가 싹튼다
칼럼-자신을 정확히 알아야만 지혜가 싹튼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1.31 18:4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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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자신을 정확히 알아야만 지혜가 싹튼다


사소한 것에 집착하는 마음이 스스로를 망가뜨린다. 만남은 찰나지만 이별은 영원할 수도 있다. 그래서 마음 다스림이 중요하다. 수행이란 돌을 갈아서 거울 만드는 것이 아니다.

본래의 자신이 거울처럼 맑은 부처란 것을 알아내는 것이다. 자신을 정확히 알아야만 지혜가 싹튼다. 사람은 자연 속에 살면서도 자연의 고마움을 잊고 살며, 부모, 형제 이웃들의 고마움마저 잊고 살아간다. 오늘이 축복의 날이며, 기적의 날이란 것도 잊고, 불평과 원망 속에 살아간다. 자신이 우주의 주인공이고, 만물의 영장이란 것도 잊고 살아간다.

오늘도 하늘과 땅의 축복 속에서 숨 쉬며 살고 있다는 것을 알면 그 은혜에 진한 눈물이 흘러내릴 것이다. ‘저 친구는 저렇게 되었는데’ ‘나는 왜 이것 밖에 안 돼’하며 상대와 비교하는 순간, 불행이 싹튼다. 찰떡도 한 두 끼고, 꽃노래도 한 두 번이다. 불평하지 말자.

자신이 얼마나 많은 엄살과 거짓말로 불평스러운 말을 많이 사용해오고 있는 가 점검해보자. 틀리게(musā) 말하는 것(vāda)이 거짓말이다. ‘거짓말’은 본 것을 안 보았다.

들은 것을 못 들었다. 안본 것을 보았다. 듣지 못한 것을 들었다며, 일부러 속이려는 의도를 가지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속이려는 마음이 전혀 없었지만 상대가 오해하여 잘못 이해한 경우는 거짓말이 아니다. 거짓말한 사람은 쓰레기 같은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말 많은 사람치고 지혜로운 사람 드물고, 말수가 적다하여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다.

거짓말 많이 한 사람이 윤회하여 인간으로 태어나면 항상 구설수에 휘말리거나 말을 더듬거나 벙어리로 태어나며 고르지 못한 치아에, 입에서 냄새가나고, 건조한 피부에 감각기관도 둔하며 볼품없는 용모를 지니게 된다. 우리가 본래는 부처인데 탐욕이 마음의 눈을 가려 중생으로 힘들게 살아간다. 내세에도 행복한 삶을 원하면 거짓 없는 삶을 살아가라.

진실한 사람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 쓴 약은 시간이 지나면 건강을 회복시켜 준다.

거짓말 없이는 못살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법구경‘에 “비록 경전을 많이 외워도 방일하여 바르게 행하지 않으면 남의 소를 세는 목동처럼 바른 진리 얻기는 어려우리라”하였다.

특히 성직자는 거짓 가득한 정치권력과는 거리를 두어야한다. 종교가 정치권력과 타협하면 권력의 눈치를 보게 된다. 종교는 권력의 정신적지주가 되어야하며 모든 정치이념은 진실을 바탕 한 종교에서 비롯되어야한다. 성직자들은 정치가 “옳던, 그르던 편들지 말자.”

꾸중도 말고, 감싸지도 말자. 종교는 홀로 서야한다. 사회에서 거짓이 판칠 때 불교는 죽비를 외부가 아닌 내부를 향해 힘껏 내리친다. 성직자가 세속화되면 물에 빠진 사람 건지려다 함께 익사하는 꼴이 되기 쉽다. 성직자들은 걸림 없는 자유로운 삶으로 나아가자.

아무리 지식이 많아도 처세술이 부족하면 지혜롭지 못한 사람이다. 그러면 수많은 갈등과 번뇌, 절망과 희망 사이를 헤매게 된다. 자신을 잘 다스려서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최선을 다하며 세속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자. 최선이란 인내 속에 절제하는 것이며, 근원적인 어리석음을 타파하는 것이다. 스스로의 마음 다스림은 만세의 티끌을 뛰어넘는 묘약이다.

마음을 밝히고, 바른 성품을 보는 지혜의 등불을 켤 때 어둠은 사라지게 된다.

마음 다스림은 암흑을 밝히는 등불이며, 괴로움의 바다를 건너는 배이며, 삼계를 뛰어넘는 지름길이다. 사나운 들개무리도 사자 한 마리를 당해 낼 수 없다. 나 하나부터 바르게 서야한다. 부귀나 행복도 마음에 있다. 천 억대의 재산을 가졌어도 마음이 가난하면 구걸하는 거지나 다름없다. 집착함을 내려놓고 정신적으로 넉넉한 삶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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