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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열려라, 통일물꼬!강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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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30  18: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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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열려라, 통일물꼬!


“제재·압박 위주로 흘렀던 대북정책 반성합니다” 이 말은 며칠 전 정부가 민간단체 대북접촉을 승인한 데에 대한 입장으로 통일부가 한 말이다. 정부는 한 민간단체가 신청한 '말라리아 남북 공동방역'을 승인했다. 그 외에도 스무 개에 가까운 남북교류와 연관된 시민단체의 대북 접촉 신청이 승인 날 것으로 짐작이 된다.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는 말은 이때에 꼭 맞는 말이지 싶다.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응하면서도 인도 지원 등 민간 교류는 승인해서 정치와 인도적 문제를 분리하겠다는 의지와 명분을 표방했다. 당연하고 마땅한 처사를 환영한다.

통일은 어느날 갑자기 되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작은 물꼬부터 터야 되는 것이다. 모든 위대한 역사는 그렇게 이뤄졌다는걸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당연히 쉽지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 통일을 안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나는 오래 전부터 통일된 우리나라를 상상하곤 했다. 기차로 북한을 거쳐 러시아나 중국을 경유해서 유럽을 여행하는 건 나의 소원이 되어버렸다. 그러기 이전에는 누군가 나에게 세계 일주를 공짜로 시켜준다고 해도 안 할 작정이다. 별 의미가 없는 일이니까. 인생은 의미다. 의미를 찾아가고 지켜가고 확장해가는 것이다.

통일이 되면 나는 평양의 지하철을 타보고 싶다. 무슨 휘황한 기대가 있는 건 아니다. 그냥 우리 서울의 지하철을 탈 때와 평양의 지하철을 타는 기분은 분명 다를 것이다. 그런 색다른 기분, 그 자체가 너무너무 좋을 것이다.
내가 바라는 통일은 참으로 소박하다, 생활이니까. 삶이니까. 내 인생이니까. 또한 위대하다, 남한과 북한이라는 두 나라간의 관계의 개선과 화해이니까. 세계 평화와 연결되니까. 형식으로 봐서도 소박하다. 우리는 정치적 통일을 원하는 게 아니다. 물론 정치적 통일도 원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안다. 아주 힘도 세고 심술도 사나운 '강대국'이라는 이상한 친구들이 있는 한 그것은 어쩌면 영원히 이뤄지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그 이상한 친구들과 그의 친구들과는 얼핏 무관한 민간차원의 통일을 꿈꾸는 것이다.

민간차원의 통일은 사실 따지고 보면 진정한 통일이다.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행정구역은 달라도 우리는 여행을 하거나 장사를 하는데 그다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도지사가 누구라서 장사를 하는데 매출이 오르고 또 안 오르고 하는 것 봤는가? 놀이동산에서 바이킹을 타는데 행정구역이 달라서 재미가 덜하고 더하고 하는가? 물론 가장 중요한 건 행정구역이야 어떻든 법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맘껏 생활하시며 행복하세요, 하는 정책을 펼치는 도지사를 계속 뽑아야 한다. 이것이 국민들의 사명이다. 통일된 날을 상상하는 건 언제나 신난다.

민간차원의 통일이라도 이루어지는 날, 무역은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사업가는 아니지만 저절로 웃음이 나오네. 생각을 해봐라. 끊어져 있는 북한과 철도가 이어지고 중국으로 러시아로 이동이 자유로워지면 북한 어디어디에 내가 생산한 책을(나는 출판사도 하니까) 머리에 이고 가서라도 팔면 된다. 첫 새벽에 서둘러 내 남편이 이미 가지고 있는 1톤짜리 트럭에다 싸고 좋은 물건을 잔뜩 싣고 중국의 중소도시나 시골마을로 돌며 팔고 늦은 밤이면 집으로 돌아올 수도 있을 것이다. 운반비와 경비가 억수로 드는 대미 무역에만 목을 매지 않아도 된다.

좁은 땅덩어리를 남북으로 나누어 각 각 뛰어도 이렇게 잘하고 있다. 남한은 세계의 경제, 스포츠, 정치적 어느 면에서 보아도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중요 국가다. 북한도 나름 그 존재를 과시하고 있다. 우수한 한민족 두 쪽이 합치면 어떻게 되겠는가? 생각할수록 신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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