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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예쁜 동서강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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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5  18: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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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예쁜 동서

내겐 아주 예쁜 동서가 있다. 마치 오물짜(인형)처럼 오밀조밀 아기자기 예쁘다. 작은 키마저 그녀에겐 잘 어울린다. 초롱초롱한 눈빛은 까무잡잡한 피부와 조화해서 총기 있는 사람이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흑룡강성 출신의 조선족이다. 미인이라서 그럴까, 그녀는 잠이 많다. 우리 막내 시동생에게 초대되어 한국에 온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시동생은 잠이 많은 그녀를 게으르다고 가끔 험담을 하지만 그야말로 이뻐 죽을 지경이다. 한국에 온지 바로 다음 해에 딸을 낳아서 세 가족이 되었다. 시동생은 가족을 위해 정말이지 뼈빠지게 쉬지 않고 일한다.

10년 전 봄이었다. 소식이 뜸했던 시동생이 느닷없이 찾아와선 장가를 보내달란 것이었다. 장가가서 안정된 생활을 하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당시 나는 식당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고 함께 일하는 조선족 동료에게 좋은 아가씨를 부탁했다. 동료는 그러잖아도 자기 조카딸이 한국으로 오기를 원한다고 해서 귀하게 엮여진 인연들이다. 동서는 한국으로 들어온 그해에 임신을 해서는 바로 예쁜 딸을 낳아서 우리 집안에 큰 선물을 안겼다. 누구보다 사십이 넘도록 장가를 들이지 못해 걱정이시던 시어머니가 좋아하셨다. 무뚝뚝한 분인데도 입을 헤벌쭉 열어두셨다.

갈등이 없었던 건 아니다. 무엇보다 동서가 힘들었다. 낯설고 물설고 땅설은 데서 적응을 하자니 오죽했겠는가. 좁은 집에 혼자 있자니 감옥이 따로 없었을 것이다. 지리를 알아서 여행을 할 수 있나 아는 사람이 있어서 만나서 수다를 떨 수가 있나. 나는 나대로 그 무렵 출판사를 시작해서 내 코가 석 자였으니 그녀를 돌볼 틈이 없었다. 그렇다고 시동생이 좀 사근사근하면 될텐데 그것도 아니었다. 시동생은 무뚝뚝한데다 센스도 없이 일만 죽어라고 하는 사람이었다. 급기야 그녀에게 가벼운 우울증이 오고 말았다. 이제 외출을 하자고 해도 뚱해선 골만 냈다.

집안에서 티브이만 줄창 보니 사람이 어떻게 되겠는가. 그래도 사람은 총기가 있으면 살아남게 된다. 내가 아는 지인이 동서에게 '행복은 다른 사람이 가져다 주는 게 아니고 자기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라는 말을 들려주었다. 며칠을 고민하는 눈치더니 출판사 일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아무리 내가 운영하는 출판사 일을 하면서 사회생활을 준비해보자고 해도 묵묵부답이더니 출판사 일 저도 해보게요, 라고 먼저 말하는 사람이 되었다. 아직도 티브이 보는 버릇은 남아서 양질의 일상생활을 방해하고 있지만 대견하고 대견하다. 조카딸도 잘 자라고 있다.

어쩌다 보니 ‘가족출판사’가 된 출판사에서 동서가 하는 일은 홍보다. 트윗으로 이야기마을에서 출간한 책들을 홍보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많이 어려워했다. “아는 것도 없는데 어떻게 제가 책을 홍보해요?”하고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나는 출판사는 우리 가문의 일이고 우리 가족이 다 메달려야 한다. 우리 가문을 부흥하고 싶은 우리 가족이면 다 되는 것이라고 몇 날을 설득했다. 홍보라곤 하지만 그것도 별 것 아니다. 이미 책이라는 건 홍보용이다. 그 책 내용을 간단히 발췌 인용하면 된다. 그리고 책 사진과 함께 올리면 된다고 설득했다.

역시 그녀는 총기있는 사람으로 끝내 홍보를 담당하기로 했다. 지금은 트윗으로만 홍보를 하지만 앞으로 몇 년 지나지 않아 페이스북이나 카스토리 등, 인터넷상의 모든 홍보 프로그래머 시대를 맞을 것이다. 머잖아!! 예쁜 우리 동서는 인터넷 홍보 분야에 프로가 되어있을 것이다. 젊다는 것 마치 보물을 갖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또한 사람이 젊다는 의미는 생물학적인 의미보다는 배울 수 있느냐 없느냐로 말하는 게 더 합리적이다. 동서의 총기는 나이가 들수록 빛날 것이다. 동서는 우리 가문과 출판사의 부흥을 견인할 귀한 자산이다.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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