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태극기가 사라진 광복절이 부끄럽다
사설-태극기가 사라진 광복절이 부끄럽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8.15 18:0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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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제72주년 광복절이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으로부터 광복된 것을 기념하고,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경축하는 날이다. 이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유관단체들은 일제히 기념행사를 거행한다. 각 가정에서도 태극기를 게양하고 광복절을 기념한다. 하지만 정작 거리에서는 태극기가 보이지 않았다.


당연히 각 가정마다 태극기를 내걸고 광복을 기념하는 날임에도, 어제는 거리에서 태극기가 거짓말같이 사라졌다. 빠른 걸음으로 20여분 주택가를 지나오면서 태극기를 게양한 집은 고작 두 곳 뿐이었다. 태극기 게양 모범으로 지정된 아파트에서도 게양된 태극기는 한 둘에 그쳤다. 참으로 충격적이고 마음이 착잡한 하루였다.

간선도로변이라고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심지어 축제 때에도 가로등과 전봇대, 가로수 등에 설치된 간이게양대에서 넘실대던 태극기 물결이 보이지 않았다. 누가 내걸었는지 간혹 쓸쓸하게 나부끼고 있을 뿐이었다. 광복절이면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뛰쳐나오는 영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것은 비단 필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대통령탄핵사태 이후 태극기를 내걸기가 망설여진다고.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았거나 못한 대다수 사람들의 이유가 그것이 아니길 바란다. 비가 오는 굳은 날씨 탓이었기를 희망한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상징인 태극기가 그런 하찮은 정치적 색깔을 뒤집어쓰고 국민들의 가슴 속에 자리잡지 않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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