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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열며-어렵고 어렵도다강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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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2  18: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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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어렵고 어렵도다

장자의 말은 ‘아래로는 황천에 이르고 위로는 하늘에까지 이르러 남쪽도 없고 북쪽도 없이 환히 사방으로 통달해 있어 헤아릴 수 없는 깊이에까지 잠기어 있으며, 또 거기에는 동쪽도 없고 서쪽도 없이 아득히 우주의 근본에서 시작하여 자연의 대도에 귀일하고 있단다’라고 위나라의 귀족 ‘모’라는 사람이 전해주고 있다. 무슨 의미인지 자세히는 알지 못하겠으나 대충 알아먹겠다. 아마도 모 라는 사람은 장자의 제자였을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장자는 어떤 사람이고 그의 말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물었을 것이다. 이에 모 라는 사람이 대답을 했겠지.

장자의 제자도 저렇게 어마어마 하게 받아들이는데 자연의 대도까지는 두고라도 자연의 작은 도리도 아쏭달쏭한 우리로써야 기가 찰 노릇이다. 어제같이 35도를 오르락거리던 날씨가 아침, 저녁으론 서늘해졌다. 가을이 성큼 와버린 것이다. 매미소리도 어느새 사라졌다. 벌써 코스모스가 오솔길 가득 피어 지나는 사람들을 마구 흔들어 놓는다. 국화가 그 청초한 향기를 뿜으며 오만할 것이다. 이제 찬바람이 몰려오겠지. 단풍이 들어 한 잎 또 한 잎 팔랑팔랑 떨어지겠지. 얼마나 장엄하고 또 얼마나 쓸쓸할 것인가. 된서리와 첫눈이 헛날려도 우린 아무것도 모른다.

우리의 몸도 자연이고 신비투성이다. 손톱이 자꾸 자꾸 자라나는 이치도 모른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물렁뼈가 거의 백 년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불가사의다. 키가 유난히 큰 사람을 볼 때면 넘어지지 않고 잘 서있고 잘 걸어 다니는 게 더욱 의아하다. 여러가지 맛있고 향기 고운 음식만 먹었는데 왜 대변은 그다지 지독한 냄새가 나지? 같은 값이면 우리 몸에서 나오는 건데 좀 에지간하면 어디가 덧나냐는 거지. 가장 무거운 머리가 왜 가장 위에 붙어 있을까? 불안정하게. 왜 허벅지는 퉁퉁하고 발목은 잘록한가? 뭔가 거꾸로 된 건 아닐까? 역시 아무것도 모른다.

자연은 이렇게 알면 알수록 모르겠다라고 백기를 들게 된다. 그에 비해 사람이 이뤄놓은 일들은 천박할 정도로 이치가 얇팍하다. 대기업이 그 중 가장 얄팍하다. ‘사원을 가족처럼’ 한때 회사의 현관문에 짜다락 붙여있었는데. 지금도 무슨 무슨 가게 유리벽에 ‘함께 일할 가족을 찾습니다’ 같은 광고를 더러 본다. 가족은 개뿔! 어느 반도체로 세계 일등이라는 대기업이 그 회사에 다니다가 백혈병이 걸렸는데 산재로 인정을 안 해 주어서 쥐꼬리만한 재산도 날리고 끝내 돌아가신 ‘가족’도 있다. 그들이 그렇게 부도덕한 건 돈을 끌어 모으기 위한 것을 우리는 안다.

그들은 왜 그렇게 돈을 끌어 모아야 할까? 쌀을 살 돈이 없는 게 아닐 것이다. 옷을 살 돈이 없어서가 아닐 것이다. 우리 서민들처럼 내 집을 장만하기 위한 것도 아닐 것이다. 자식들 학원을 보내기 위해서 그런 건 더더욱 아닐 것이다. 더 큰 부자가 되기 위해서 그렇게 돈을 끌어모으는 게 분명하다. 그래서 더 큰 회사를 차려야 된다. 그래야 세계에서 일등이라는 권력을 거머쥘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온 나라를 좌쥐우쥐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엔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서 그들은 세상의 돈을 그렇게 갖은 수단으로 거머쥐려고 하는 것일 것이다.

중학생들의 폭행이 연이어 알려지고 있다. 너무도 잔인해서 눈에 담기도 싫다. 입에 올리지도 못하겠다. 그리고 가슴이 아프다. 우리가 키운 아이들이다. 이 땅의 어른들이라면 그 아이들이 그 지경이 되는 데에서 아무도 자유롭지 못하다. 하나같이 우린 모두 우리들의 아이들에게 ‘일등’만을 하라고 강요해왔다. 누구도 그까짓 일등엔 신경 쓰지 말자고 말하지 않았다, 아무도.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제발이지 등위를 메기지 마라. 그리고 이 땅의 부모들아, 우리 아이들을 다시한번 돌아보자. 하루에 십분만이라고 진정 그들만을 사랑하고 이해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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