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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진중권과 무명(無名)의 화가 이야기이태수/서양화가·경상대 건축학과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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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22  18: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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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수/서양화가·경상대 건축학과 출강-진중권과 무명(無名)의 화가 이야기

대한민국에는 전에 없던 사건 하나로 오랫동안 논쟁과 얘깃거리로 들썩이고 있었는데 그 결말은 법원이 조영남 씨의 사기 혐의를 인정하여 유죄 판결을 내림으로써 일단락을 내렸다. 자칭 가수이자 화가(?)인 조영남 씨를 그토록 대변해 주던 미술 평론가 진중권 씨의 모습이 어떨지 사뭇 몹시 궁금해진다. 그동안 미술계 화가들과 진중권 씨와의 “대작 관행” 논쟁은 정리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술계의 질서를 세우는 중대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현대미술의 일부분인 “팝 아트”와 “개념 미술”에 있어서 전자는 “대작의 관행”을 후자는 “아이디어 제공자의 창작 인정과 소유권”을 주장 하면서 “관념”과 “실행”을 소프트웨어와 하드 웨어에 비유를 했다. 참으로 적절한 표현이기도 하다. 그의 끝없는 글 솜씨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히 빨려 들어가 내가 알고 있던 지식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그의 지식만 남기도 한다.

대작의 관행이 현대미술뿐만 아니라 르네상스 거장들 시절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다고 하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나 유럽의 미술관에서 보는 르네상스 거장들의 작품 스케일은 어마어마하게 크다. 클 뿐 아니라 천정화의 경우는 도저히 혼자 할 수가 없는 불가능에 가까우며 조수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작품을 제작할 수가 없었다. 현대미술의 일부 사조도 대작이 있긴 해도 그 수단과 방법이 많이 다르다.

다음은 진중권 씨의 글을 인용 해 보았다. “그동안 사회의 주도적 이미지는 원작(회화)-복제(사진)-합성(CG)으로 진화해 왔다. 조영남의 작업은 적어도 이중 둘째 단계, 즉 복제영상 시절의 미학 안에 있다. 그를 비난하는 이들은 어떤가? 그들은 아예 원작 이미지 시절로 돌아가 버렸다. 한국의 미술계를 졸지에 시대의 변화와 무관하게 살아가는 청학동, 밖에서 격변이 벌어져도 모르고 살아가는 동막골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여기에 그가 말하고자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혹 미술계의 흐름이 이렇게 되었다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만약에 이런 흐름에 편승하지 않는 화가들은 동막골 사람들이라는 얘기가 맞다만 정말이지 넌센스이고 무지의 발언이다. 복제나 합성 작업을 하지 않는 것은 시대의 역행이란 말을 듣고는 더 이상 작업하는 것이 무의미 하다는 것 밖에 들리지 않는다. 아직도 예술은 ‘손과 마음’으로 하는 수 없는 예술가들이 있으며 흐름대로 작업을 바꾸지도 않는다. 여기에 편승해서 작업을 해야 만이 예술이라면 차라리 당신께서 그렇게 하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다음은 친작(親作)의 정의에 대하여 말을 하자면 “현대 미술에 있어서 작가(?)가 10%나 !00% 그려도 모두 진품이다.” 하물며 “남의 작품위에 사인만 해도 자기 작품이 될 수가 있다.”라는 말은 궤변(詭辯) 중에 궤변 일 뿐이다. 미술계 사조 중 일부를 인용하여 변기에 사인을 한 ‘뒤샹’이나 조수를 시켜 그림을 판매한 상업적 화가 ‘워홀’을 예를 들 수는 없는 노릇이고 장난감을 확대하여 대형 조각품을 만든 ‘제프쿤스’와 같은 미니멀 화가들도 일부 사조의 일부 작가들 일 뿐이다.

전위(前衛) 부대 선봉장 역할을 하고자 하였던 그의 편협偏狹)된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와서 나도 조수에게 그림을 시키고 싶다. 수익의 5%만 줘도 된다는 세상에서 나는 더 주고 싶다. 아를과 생폴드방스에서 만난 고흐와 샤갈에게 싸구려 압생트 독주 몇 병과 얄팍한 지폐 몇 장을 주고 지중해에 빛나는 태양 그림과 꿈속에서 이야기를 담은 그림 몇 장을 주문하고 싶다. 거기에 무명 화가의 이름을 적고 내가 그린 그림이라고 후대에 외치고 싶다. 사인만 하면 되는 세상에서 뭐하려고 힘들게 그림을 그리는지 모르는 무명의 화가의 이야기를 담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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