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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21  18: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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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운/전 합천군의원-역사와 정치

우리 민족 역사상에는 여러 곳에 수도가 있었다. 고조선과 삼한의 수도는 그 위치가 불문명하지만 삼국시대 이후의 수도는 지금도 창연한 고적을 남기고 있음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고도(故都)는 어느 곳이나 우리 조상이 남긴 귀중한 문화유산으로써 소중하게 가꾸어야 할 곳이다. 그러나 민족 통일 이전의 수도와 민족 통일 이후의 수도는 그 상징적 의미가 다르고 또 민족 통일 이후의 수도라 하더라도 그 국가 성격에 따라 수도의 역사적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삼국시대의 수도는 민족통일 이전의 수도인 까닭에 민족적 대표성이 약하고 수도 기능도 귀족사회의 정치 중심지라는 제약성이 따른다. 신라 통일기를 민족통일의 시발점으로 생각하면 경주와 개성 그리고 한양만이 통일기의 수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발해를 생각한다면 신라통일의 의미는 고려통일에 비해 미흡하다고 할 수 있고, 그러한 점에서 통일 수도로써의 경주의 권위는 개성에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면 고려의 수도 개성과 조선의 수도 한양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이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한양 정도(定都)가 갖는 민족사적 의미가 밝혀지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역사를 잊어버린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흔히 사용한다. 역사의식이 중요해지는 오늘날 상당히 의미 있는 경구(警句)로 와 닿는다. 그런데 쉽게 쓰이는 이말의 의미는 한번쯤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민족이란 도대체 무엇이며 그 민족이 공유하고 있는 집단의 기억인 역사에 대해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지 말이다. 가끔 민족과 역사에 대한 깊은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체 망각을 경계하고 미래를 논하는 기억을 들여다보면 기억하고 싶은 것만을 기억하고 때로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배제된 체 자의적으로 기억을 재구성하고 있다. 개인을 넘어 집단으로 확장해도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독도문제, 동북공정, 위안부 문제 등 많은 역사적 논쟁이 집단 간 기억과 해석의 차이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현대의 한민족은 주면 국가들의 기억에 대해 많은 비판을 해 왔지만, 한민족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기억에 대해 돌아볼 기회는 적었다.

한국의 고대사는 고구려, 백제, 신라가 중심이며 특히 신라사가 한국사 전반의 굵은 줄기를 이루고 있다. 반면 가야사는 한반도 남부에 700여 년간 존속해 왔지만 그 가치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너무도 많이 늦었지만 문재인 정부가 가야사를 대대적으로 발굴 조명한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가야의 영토와 범위, 존속기간 등으로 고려하면 한국의 고대사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연결고리인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가야에 대해서 기억하고 있는 것은 많지 않다. 박물관이 세워진 순서만 보더라도 경주박물관(신라)이 제일먼저 세워지고 그 뒤 부여박물관(백제), 김해박물관(가야)이 세워졌다. 이는 각 고대 국가별 연구기회의 우선순위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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