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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평창 모멘트를 활용하라정민화/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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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16  18: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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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화/논설위원-평창 모멘트를 활용하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릭픽에 대표단 파견 용의를 밝히고 동시에 남북 당국대화를 개최 하자고 제안하면서 한반도 위기 정세가 대화국면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열린 1.9 남북 고위급 회담은 많은 성과들은 거두었다. 북의 평창참가, 군사회담 개최합의, 남북 고위급 회담 등 세 가지는 성과다. 남북관계 개선사업과 관련해서는 원칙을 뚜렷하게 세웠다는 점이 돋보인다. 지금까지의 남북 선언들을 존중하며, 남북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우리민족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해결해 나간다는 데 원칙적 합의를 본점이 그것이다.

촛불혁명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을 때 한국의 평화세력들은 남북관계가 곧바로 풀릴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그러나 그건 환상이었다. 한미관계의 본질을 비롯해 정세의 중심에 있는 북미 대결전의 추이를 제대로 파악하고 읽지 못한데서 비롯된 일방적이고 주관적인 열망에 불과했다.

남북관계는 남과 북 둘이서 만들어내는 단순한 관계가 아니다. 김대중, 노무현시대 즉, 6.15 시대를 관통하고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트럼프의 대북 적대정책인 ‘최대의 압박과 관여’ 정책이 뒤섞여 혼재되어 있다. 트럼프의 대북적대는 기본적으론 북을 겨냥하고 있지만 동시에 한국에 대한 지배 지휘력 강화책이기도 하다. 트럼프의 대북적대 정책에 전향적 변화가 없는 한 문재인 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남북관계 개선을 추구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개별적 특성이나 의지와는 별 관계없는 문제다. 문 대통령도 인정하고 있다. 국무회의에서 “우리가 뼈저리게 느껴야 할 것은 우리에게 절박한 한반도 문제인데도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이를 해결할 힘이 없고 합의를 이끌어낼 힘도 없다는 사실이다”라고 했다. 국제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의 한 단면이며 한미관계의 본질을 드러내주는 통렬하고 서글픈 자기 고백이다.

평창 올림픽은 북미대결전을 종식시키려는 북한의 전략적 의도가 숨어있다.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라기보다는 오히려 미국이 대북적대를 약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북이 전술적 차원에서 핵전력 강화 프로그램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카드를 던지면서 간보기에 나설 경우가 그것이다.

미국이 국제 여론에 밀려 만일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고, 이에 부응해 북이 핵전력 강화 프로그램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게 된다면 이는 트럼프의 의도와는 달리 북이 주도하는 북미대화의 출발선이 될 수 도 있다.

김정은은 트럼프에게 암시와 신호를 은근히 보내고 있다. 우선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입증하지 못한 상태에서 완성을 선언, 최악의 선을 넘지 않으려는 암시를 했다. 미국에 예방공격 명분을 주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협상도 가능하다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 위원장의 발언에서 드러나듯 대화에 대한 양면성을 보이고 있다. 미리 완성선언을 해놓음으로써 비핵화로 되돌릴 가능성에 쐐기를 박고 있다.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기조발언때 비핵화 대화 필요성을 언급하자 북이 눈살을 찌푸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명균의 비핵화 대화 필요성 언급은 남북대화를 비핵화 대화로 억지로 연결 시킬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특별한 정치행위이며 이지침을 조명균이 태연히 이행한 것이라는 불만 섞인 지적이 한국사회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것 또한 눈여겨 볼 대목이다.

트럼프는 두 개의 선택지가 있다. 북한이 현재의 핵개발 수준에 만족하고 대화에 나서도록 국면전환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하나요. 북한이 굴복할때까지 압박을 강화하는 것이다.

최악의 정면충돌을 피하고 최선의 대화국면 전환을 위해서는 정책 결정권자가 냉정하고 매우 이성적이어야 한다. 트럼프의 딜레마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상태를 방치할 수 없다. 그렇다고 미국인을 포함한 엄청난 희생을 각오하고 전쟁의 수렁에 빠뜨리기도 어렵다. 한국, 중국, 러시아가 모두가 반대하는 전쟁에서 얻는 것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번 평창 모멘트를 정신 바짝 차리고 한발 한발 내 디뎌야 한다. 양측모두 최악을 피하려는 상대의 입장을 약점이라 여기고 더 몰아붙이면 파국이다. 과연 평화로 가는 문을 통과할 수 있을까? 평창 모멘트의 활용 여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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