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문화와 예술, 찬란한 영광의 도시–상트페테르부르크
칼럼-문화와 예술, 찬란한 영광의 도시–상트페테르부르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1.31 18:3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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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곤/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관광경영학과 주임교수·경영학 박사

김춘곤/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관광경영학과 주임교수·경영학 박사-문화와 예술, 찬란한 영광의 도시–상트페테르부르크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의 예술, 문학, 음악, 학문 등 모든 문화적 토대가 발전한 러시아 역사의 뿌리이자 중심지이다. 재정 러시아 시대의 찬란한 부를 축적하고 ‘유럽으로 열린 창’을 자처하며 그들의 문화와 사상을 받아들여 수많은 대문호와 학자들을 배출하였다.
러시아 사상 처음으로 해군을 창설하여 강한 국가을 만들고자 한 철의 황제 표트르 대제가 1703년에 세운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는 듯 잘 보존되어 있어 세월만 흘러갔다 뿐이지 과거의 역사적인 배경은 거의 그대로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운하의 아름다운 곡선이 매력적인 인공도시이다. 이 인공도시를 만드는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우선 러시아 전역에 석조건물을 짓지 못하게 하고 돌을 구해 날라 늪지대에 돌덩어리를 쏟아 붓고 기반을 다지고 여러 곳의 물길을 모이게 해서 인공적으로 운하를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약 3만 명의 희생이 뒤따랐으며 물길을 따라 생긴 수많은 운하와 500여개의 다리 사이로 붉은색 화강암이 즐비한 건물들이 들어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모습이 완성되자 표트르 대제는 모스크바에서 이곳으로 수도를 이전 하였다고 한다.

현재 한국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는 대한항공이 직항으로 운행하고 있다. 시간은 9시간 35분이 걸리는 비교적 장거리 여행이다. 모스크바와 멀지 않으며, 상트페테르부르크-북유럽을 같이 여행하는 여행객들도 많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겨울이 길고 춥다. 그래서 봄, 가을에 여행하는 것이 좋다. 여름에는 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현상’이 있어서 밤에도 대낮처럼 환하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다.

모스크바의 중심에 붉은 광장이 있다면 페테르부르크의 중심엔 네프스키 대로가 있다. 4.5km 길이의 대로는 피의 구세주 성당, 카잔성당, 에르미타주 박물관을 비롯하여 푸시킨 동상, 에카테리나 여제 동상, 러시아 국립 박물관까지 페테르부르크의 300년 역사와 문화의 흔적을 그대로 담고 있다. 또한 피터대제를 기리기 위해 건립된 이삭성당은 돔의 크기가 세계에서 3번째 규모인 101.5미터에 달하고 길이가 111.2미터, 폭 97.6 미터로 총 1만 4000명의 인원을 수용 할 수 있다고 한다. 1818년 몽페란드에 의해 설계된 후 40년이 지나서 완공되었고 총 40만 명의 인력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압도적인 크기와 화려함을 자랑하는 여름궁전은 러시아 황제와 귀족들의 여름휴양지로서 분수궁전 이라하며 모든 건물의 돔이 황금으로 된 것이 특징이다. 여름궁전은 러시아의 역사 체험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다. 아이들과 함께 세계 역사를 알아보기 위한 역사 여행도 하고, 부모님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장소로도 유익하다. 또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유명한 '에르미타주박물관'이 있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정식명칭은 국립 예르미타시 미술관이다. 영국의 대영 박물관,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힌다.
에카테리나 여제의 개인 컬렉션 소장을 위해 겨울궁전 옆에 ‘소(小)예르미타시’와 ‘구(舊)예르미타시’를 건설한 것으로 시작됐다. 그리고 라파엘 화랑, 예르미타시 극장을 추가했고 1799년부터 1851년까지 니콜라이 황제가 신(新)에르미타시를 만들어 지금은 모두 5개의 부속 건물로 되어있다. 이 안에 300 만점이 넘는 방대한 유물이 전시돼 있어 작품 1점당 1분씩만 봐도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도시의 멋 중 하나는 섬 사이를 타고 흐르는 운하에서 경험하는 보트 투어가 있는데 겨울에는 얼음이 얼어 보트 투어가 불가능 하다. 보트 투어는 운하를 타고 이동하다가 나중에 네바강에 합류하게 되는데 거기서 보이는 상트페테부르크의 멋진 풍경은 감동을 자아내고 그 사이에 보이는 페트로 파블롭스크 요새는 하늘을 향해 그 위용을 과시하듯 서있다. 특히 백야의 보트 투어는 네바강 다리가 열리는 장관을 볼 수 있어 강 위에는 유람선을 비롯하여 초호화요트, 조각배등 각양각색의 크고 작은 선박들이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을 태우고 백야의 밝은 도시의 밤을 장식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여행하면서 이 도시를 한마디로 정의해본다면 건축과 미술, 문학과 음악등 다양한 분야를 총망라한 거대한 예술품을 지니고 있는 도시였다. 내가 여행기간동안 만난 사람들은 자기 문화와 예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였고 지식 또한 상당하였다. 한 절대 권력자의 뒤틀린 야망과 호화로움을 추구하는 욕망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고통은 당연한 것으로 간주된 시대의 비극이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지금의 이 도시에서 경이로움과 감동을 받는 것은 역사적 아이러니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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