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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핸드폰과 사랑에 빠졌어요채영숙/영산대학교 게임영상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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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1  18:2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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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숙/영산대학교 게임영상콘텐츠학과 교수-핸드폰과 사랑에 빠졌어요


내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이 갑자기 안 보입니다. 집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나의 족적을 찾아 핸드폰을 뒀을 만한 곳을 찾고 반경 50cm 이내에 있어야 덜 불안한 나의 이 심각한 핸드폰 중독 증세. 내 눈에서 핸드폰이 사라지면 불안감이 생겨 다른 일에 집중을 못합니다. TV를 보면서도 손에는 핸드폰을 쥐고 있거나 동시에 두 개를 보고 있기도 합니다. 이쯤되면 중독에 가깝다고 전문가는 얘기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부엌에서 요리를 하려고 하다가 요리법을 정확히 모르면 핸드폰으로 먼저 손이 간다. 예전에는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요리법을 배웠거나 요리책을 뒤적여 정보를 얻었었는데, 내가 알고 싶은 정보를 얻는 방법이 나를 바꾸었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책장에 꽂힌 책에서 정보를 얻었던 나의 생활에서 모든 정보는 핸드폰을 통한 인터넷에서 찾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종이에 인쇄된 책 보다는 조그마하지만 핸드폰 액정을 바라보는 시간이 더 많아졌습니다.

이미 내 주변에는 종이책과 전자책의 익숙함의 정도가 세대별로 다릅니다. 그래도 책은 종이책을 읽어야 제 맛이라고 말하는 분과 전자책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으면 된다는 부류로 나뉩니다. 핸드폰의 액정 크기가 작으니 전자책을 위한 전문 매체가 다양하게 나와 있습니다. 짧게 읽을 때는 핸드폰으로, 좀 심취해서 오래 읽어야 될 때에는 액정이 큰 탭을 애용합니다.

3살짜리 꼬맹이도 핸드폰에 이미 익숙한 세대가 되었습니다. 글자 보다는 그림이 좋고 움직임이 없는 글자 보다는 애니메이션에 즐거워합니다. 노래 부르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고 그것을 반복해서 듣는 것을 즐겨하는 모습을 보면서 종이책을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보아야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시절에서 완전히 전자정보시대는 제 자리를 잡았습니다. TV에서 사건이 하나 터지면 퍼지는데 걸리는 시간이 단 몇 시간이면 됩니다. 뉴스 시간대에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기자가 인터넷에 탑재를 위한 확인 키를 누르는 순간 정보는 순식간에 퍼져 나갑니다. 한 사람이 올린 정보를 10명의 인원이 확인하고, 그 10명이 10개의 사이트에 퍼 나르면 다시 100명, 10000명, 100000000명으로 확산되는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퍼져나가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에 나라는 사람의 정보를 올려두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 나를 검색하고 나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어 친구 요청을 보내옵니다.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과 펜팔 편지를 하던 세대가 스마트폰으로 친구 관계를 맺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을 하면서 알게 된 나의 나이지리아 친구들은 한국 방문의 기억을 더듬어 그리워하기도 하고 지난 겨울의 추위에 힘들어하는 나와 나의 가족을 걱정하기도 합니다. 나는 그들의 보코하람 단체의 습격과 납치 소식을 듣기도 하고 친구 가족의 결혼 소식이나 출산 소식을 듣기도 한답니다. 나의 최연소 학생인 존의 건강을 묻기도 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바로 전송해 주기도 합니다.

정보를 얻는 경로가 바뀌고 만드는 전문가도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브래태니커 백과사전이 2012년 인쇄본 출간을 중단하게 되고 ‘위키피디아’라는 전 세계가 여러 언어로 누구나 참여해서 만들어가는,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사전입니다.

인터넷이 연결된 지역이라면 우리는 공간의 제약을 벗어난 것입니다. 인터넷 서버에 올려놓기만 하면 보고싶은 친구가 괜찮은 시간에 들어가 읽으면 되니 시간의 제약도 벗어난 것입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어지면서 우리 생활은 더 넓은 영역, 더 많은 정보를 궁금해 하게 되었습니다. 굳이 몰라도 되는 사실을 알게 되고, 숨기고 싶은 사실들이 순식간에 퍼져나가 버려 수습이 불가능한 일도 생겨나는 것을 우리는 지금 경험하고 있습니다. 쏟아지는 정보에서 사실 정보를 얻는 현명함도 우리가 갖추어야 하는 소양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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