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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늙기도 서러워라 커든동봉스님/여래사 주지ㆍ전 진주불교사암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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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17  18: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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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여래사 주지ㆍ전 진주불교사암연합회 회장-늙기도 서러워라 커든

생자필멸의 무상한 세월속에서 인생은 자꾸만 흘러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 앞에 노쇠해가는 외로움 속에서 늙으만 가는 어르신들이야 말로 궂은 일과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열심히 살아오신 덕분으로 오늘날 경제부국을 이루신 주역들이다. 하지만 마땅한 대우는 그만두고라도 물질의 풍요 속에서 소외된 채 살아가시는 것이 못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처럼 우리 어르신들이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은 우리 고유의 가장 큰 덕목인 ‘효 정신’이 갈수록 사라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효는 우리가 자랑하고 세계가 인정하는 정신 덕목이었다. 효의 마음을 가지고 생활하는 사람은 인성을 제대로 갖춘 사람으로 자신과 가정의 행복은 물론이고 우리 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작은 생명과 소중한 자연까지도 사랑하는 사람은 효의 생활화를 실천하는 사람이다. 결국 효 정신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타인을 존중하는 삶을 살아가는 밀알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효 정신을 찾아보는 것이 무색해졌다. 지금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형국이다. 일상생활의 대부분이 아이들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어르신 생신은 가족끼리 보내면서 아이 생일에는 친구들을 초청해 근사하게 치른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 어르신들은 불행하고 불쌍하다는 자조와 한탄이 쏟아진다. 경제적으로 풍족해진 젊은이들은 어르신들의 희생은 잊어 버리고 자신들이 노력해서 잘살게 된 것으로 착각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뼈 빠지게 고생해서 자식들 잘살게 해놓았더니 어르신들의 희생은 외면하고 자신들의 아이들만 소중하게 챙기는 것이 일상화되고 말았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지금 이만큼 풍족하게 먹고 살고 지내는 것이 누구의 덕분이겠는가.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선진국이 되기까지는 어르신들의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노력, 그리고 큰 희생이 있었다. 해방 이후 헐벗고 굶주리며 필리핀과 인도 보다도 못살던 우리나라를 지금의 반석으로 올려 놓은 것은 어르신들이 자신들은 굶어가면서 허리띠를 졸라가며 자식들 공부를 시켰기 때문이다. 그런 교육을 바탕으로 보릿고개를 넘기고 경제개발이 시작되면서 지금은 먹을거리가 넘쳐 쓰레기로 버려지는 풍족한 사회가 되었다.

물질이 풍요해지면서 핵가족 문화의 확산으로 어르신들을 등한시하는 분위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갈수록 어르신들의 권위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물질주의와 개인주의로 치닫는 핵가족사회에서는 어르신들은 귀찮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어르신들이 어른으로 대접을 못받는 것은 고사하고 학대 당하고 젊은세대로부터 '짐짝' 취급을 당하는 세태는 우리 사회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오죽하면 '현대판 고려장' 이라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노납은 이같이 어르신들이 푸대접을 받는 현상을 안타깝게 생각해 지금부터 30여년전인 1979년에 진주 제일극장에서 처음으로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시작해 지금까지 연례행사로 열고 있다. 해마다 여는 경로잔치는 그동안 연인원 3만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참여했으며 경비만도 6억여원에 달하지만 외부단체나 개인의 후원금은 일체 없이 경비 전액을 자체수입으로 충당해 사찰 수입의 사회환원을 실천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노납이 칠순을 넘었지만, 앞으로도 힘 닫는데까지는 계속 어르신들과 즐거운 하루하루가 되는 삶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올해 경로잔치는 오늘(4월18일 12시) 진주 신안동 학생실내체육관에서 여래사 신도회와 불국정토회, 삼보회 및 사회봉사회, 진주불교청년회, 개인택시불자회 회원 등 170여명의 봉사회원 도움으로 마련한다. 각박한 세태에 움츠린 어르신들 모두 오셔서 오늘 하루만이라도 번뇌망상 모두 잊고 건강하신 활력소가 되어 만수무강 하시기를 간절히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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