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뜸 유사한 자극감 ‘허준레이저’ 개발
침·뜸 유사한 자극감 ‘허준레이저’ 개발
  • 윤다정기자
  • 승인 2018.05.24 20:38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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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 조재경 교수팀 ‘전자침’·‘뜸장치’ 특허등록·시판

금속침·쑥뜸 대체 가능…한방의료기기 시장 활성화 기대


▲ 허준레이저 기기
한국에서 새로운 개념의 레이저 치료기가 개발돼 한의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학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연구팀이 금속침과 유사한 자극감을 갖는 레이저조사기를 개발해 현대과학을 한의학에 접목한 한방 의료기기의 사례로 화제가 되고 있다.

동의보감의 고장인 경남 산청군과 가까이 위치한 경상대학교 공과대학 반도체공학과 조재경 교수팀은 광변조 반도체 블루레이저 기술을 한방침에 접목해 한방침의 자침, 유침, 발침 시의 자극과 유사한 자극감을 나타내는 레이저조사기를 8년간의 연구(2010년 6월 1일 ‘전자침’으로 특허 출원, 2013년 3월 8일 특허등록) 끝에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레이저조사기는 레이저 광선을 경혈에 조사해 그 에너지에 의한 자극이 체내 경락계통에 영향을 주어 자침과 유사한 치료효과를 가지게 하는 일종의 경락자극요법이다. 사용 방법이 비침습형이라서 감염의 위험이 적으며, 출혈이 없고, 통증이 작아서 침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또한 미세한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높은 신뢰도를 얻을 수 있으며, 사용이 편리하고 재사용이 가능해 경제적이라는 장점도 있어 과거에도 다수의 레이저조사기가 개발됐다.

조재경 교수팀은 레이저광선이 금속침과 같이 피부경혈의 감각수용기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감각수용기들이 위치한 표피와 진피에서 강하게 흡수돼야 하고, 표피와 진피에는 멜라닌과 산소헤모글로빈(HbO2, 모세혈관 속)이 분포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것들에 의해 강하게 흡수되는 파장인 450nm의 반도체 블루 레이저를 사용하고, 이와 함께 반도체 레이저광을 변조해 금속침의 자침, 유침, 발침 시와 유사한 자극패턴을 구현했다. 시술 시 바늘로 찌르는 듯한 찌릿한 자극(침감, 득기감)을 나타내어 침으로의 효능을 갖는 신개념 레이저조사기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조 교수팀은 이와 함께 쑥뜸보다 온열 효과가 우월한 광뜸기도 개발했다.(2010년 6월 1일 ‘뜸장치’로 특허 출원, 2012년 11월 13일 특허등록) 쑥뜸은 화상의 위험이 있고, 냄새가 강하며, 흰 연기가 알러지를 일으키므로 쑥뜸을 전자뜸으로 대체하려는 다수의 시도들이 있어왔다.

조 교수팀은 IR-A(0.76~1.4㎛)와 IR-B(1.4~3㎛)가 다량 함유된 광원을 선택하고 광원의 빛을 변조해 피부를 깊게 투과하고 쑥뜸과 유사한 시간에 따른 온열 자극 패턴을 갖는 광뜸기를 개발했다.

조 교수팀은 2016년 7월 1일 ‘대한메디슨’이라는 연구실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대한메디슨은 중소기업청 산하 창업진흥원의 연구원특화 창업맞춤형사업화 지원사업을 수주해 레이저조사기와 광뜸기를 하나의 기기에 조합해 제품화했다. 2018년 1월 16일에는 ‘허준레이저’라는 상품명으로 식약처의 의료기기제조허가를 받아 현재 시판 중(판매가 500만원)이다.

학계 관계자들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이와 같은 창의적인 의료기기는 한방 의료기기 시장의 활성화뿐만 아니라 새로운 한방 의료 서비스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윤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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