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인 지난 5월, 전국적인 이슈가 될 만한 아동이나 노인 학대사건이 없었다. 매년 이맘때면 국민적 공분을 살만한 사건이 드러나곤 했는데,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대형 이슈에 밀려 주목받지 못한 것은 아닐까. 남북.미북 정상회담과 지방선거로 언론마저도 모르고 지나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노인학대와 관련, 지난 15일 노인학대예방의 날을 기해 발표된 자료를 보면 현실을 실감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학대 신고 건수만 1만 3309건이다. 노인의 학대 경험률이 9.8%라는 자료를 대입할 때 신고건수는 참으로 미미하다. 문제는 이러한 신고건수 마저도 급속하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사회 노인학대가 얼마나 횡행하고 있는 지를 알 수 있다. 설마 부모를, 배우자를, 그리고 보호기관 등에서 힘없는 노인을 학대하는 것이 그토록 많을까 하는 안이함 뒤에 추악한 우리사회의 민낯이 숨어있는 것이다. 아동이나 노인 등에 대한 학대의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더 이상 방치하거나 외면해서는 안되는 심각성이 있다.
경남경찰청이 이달말까지 노인학대 집중신고기간을 운영한다고 한다. 적극적인 관심과 신고를 유도하여 사각지대에 방치된 학대피해 노인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학대 경험률이 9.8%라 하니 도내 노인인구를 감안하면 무려 4만5000여명이 피해자다.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동시에 주변의 관심이 더욱더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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