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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보수가 가는 길정민화/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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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20  18: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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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화/논설위원-보수가 가는 길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소위 보수라 불리던 정당들은 역사상 최대의 참패를 기록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겨우 대구, 경북 두 지역에 광역단체장을 내는데 그쳤으며. 경남은 여당이 경남도지사는 물론, 도의회도 민주당 34명, 한국당 21명, 정의당 1명, 무소속 2명의 당선자를 냈다. 기초단체장 역시 민주당이 전국의 226곳 중 151곳을 석권했다. 텃밭이었던 부울경도 내줬다. 결과적으로 우려했던 지역정당으로 전락함으로서 보수의 궤멸이 현실화 되는 상황을 목도하고 있다.

이와 같이 보수정당이 몰락한 것은 이들이 ‘보수’하고 싶었던 것과 국민이 원했던 것이 달랐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해 보수라는 그릇에 담길 내용도 달라져야 하는데 여전히 과거의 것에만 집착했다. 그리고 그것은 국민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측면이 컸다. 그릇에 담을 콘텐츠에 대한 치열한 고민 없이 여전히 오직 냉전구도에 편승한 반공, 종북만 외쳐 됐으며 평화의 길로 가고 있는 현 정부의 노력을 ‘위장 평화쇼’라고 폄훼 함으로써 국민의 상식으로부터도 멀어짐으로써 몰락의 길을 자초했다.

북한과 미국이 70년 적대관계를 청산하겠다고 나서는 민족사적 대세인 초유의 상황에서도 낡은 안보관을 고집했다. 집권세력의 사회 경제정책들이 만족스럽지 못한데도 야당이 참패한 것은 이들이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집권세력에게 실망 시키지 말라는 모종의 압력을 주고 있다고 봐야한다.

한국에는 엄밀한 의미에서 보수주의 정치세력은 처음부터 없었다. 건국 이후 한국엔 왕당파도 고유의 전통을 지키려는 정치세력도 미미했으며 의미 있는 규모나 세력이 형성되지 못했다. 한국에서 보수의 유일한 가치로 통한 건 반공이었고, 그 외엔 보수주의라 할만한 것도 없었다. 세력, 소속감, 지역감정, 기득권, 권위주의 같은 것들이 차츰 보수파를 구성했었다. 이와 같이 철학과 이념의 빈곤은 응집력이 약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은 언제고 세가 잦아들면 분열되고 몰락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는 것이 시간문제이지 이미 예견되고 있었다. 더구나 타국 보수는 자국주의이고 민족주의인데도 우리나라 보수는 미국을 동맹국가로 여기는 게 아니라 과잉 숭배하고 친일파를 은근히 미화하기도 한다.이는 해방 후 외세와 친일파가 지배세력이 되어 변질되었고, 이후 군사독재와 민주세력의 3당 합당으로 또 다시 변화를 가져왔다.

실제로 보수주의와 자유주의와도 거리가 멀고 기본철학도 빈약한, 한국의 보수 세력의 이념을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그들은 단순한 유기체적 국가론자이며 권위주의자이며 근대화, 산업화를 앞세우는 세력이었다. 자유와 보수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가져다 썼고 자기들 멋대로 가져와 마음에 드는 부분만 가져다쓴 결과 혼종이 되어버렸다.

이제 그들은 쇠퇴 하였고 그들의 몰락은 현재 진행형이다. 빛나던 도금이 벗겨진 그들에게 남은 것은 소속감이 남아있는 자들의 함성뿐이다. 명분도 정통성도 설득력도 잃어 버렸고, 보수의 위기인데도 그들이 보이는 모습은 여전히 한심하고 모자라 보인다.

광야로 나아가 새로운 토대를 닦은 후 새건물을 지을 각오가 필요하다. 자칫하면 일본자민당처럼 공룡화되어 가고 있는 여당의 장기집권을 허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며. 발목이나 잡는 한심한 정당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오히려 순수보수에 가깝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유효기간이 지난 빨갱이, 친북, 종북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보수우파의 입에서 나오면 안된다. 북한개방에 겉맞는 아젠다를 준비해야 한다. 철저하게 경제논리에 집중해야 한다. 자유시장경제 논리에서 좀 더 발전적 방향을 연구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4차 혁명으로 불리는 현대사회는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고 진폭도 크다. 그러므로 보수가 지켜야 할 것이 적어져 가고 있다. 또한 우리는 일제강점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역사의 단절도 있었고 그로인해 유럽국가와 같은 보수적 가치의 터전이 빈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보수는 시대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더욱 빨리 변해야 생존이 가능하다.

아직도 보수정당들은 많은 의석을 가지고 있고 시스템상 여당의 폭주를 막을 수 있는 권리와 의무를 가지고 있다. 잘 추슬러 남은 의무에 충실해야하며, 아울러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보수, 혁신보수의 길로 나아가야합니다. 새로운 보수의 태동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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