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 어르신 폭염에 무방비 노출…대책 절실
홀몸 어르신 폭염에 무방비 노출…대책 절실
  • 강정태기자
  • 승인 2018.07.22 18:33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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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쉼터 모르는 어르신들 폭염에 방치

쉼터 운영도 대부분 6시종료 열대야 고생

취약계층에 냉방비 지원안돼 어려움 가중

“낮이고, 밤이고 더워서 참을 수가 없다. 어디 나갔다가 더위에 잘못될까 싶어 나갈 수도 없고, 나이가 드니 더워서 정신도 없다”

사람 잡는 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홀몸노인 등 취약계층의 여름나기가 힘겹다.

13일째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진 21일 오후 진주시 주약동 한 골짜기에 살고 있는 A할머니(81)는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청각장애인인 A할머니는 얇은 옷에 낡은 선풍기 한대로 집에 설치된 TV만 연신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잘 들리지 않아도 더운 거 잊으려면 TV라도 보고 있어야 한다는 할머니는 홀몸으로 지내고 있지만, 사정상 타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돼 있어 재난도우미 등 노인돌봄서비스도 지원받지 못한 채 홀로 무더운 여름을 견디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경로당 등을 무더위쉼터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지만 할머니는 무더위 쉼터가 뭔지도 모른다며 잘 안 들려 주변과 왕래도 없다면서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열기가 가득한 방에서 선풍기 한 대로 버티고 있었다.

A할머니는 “선풍기를 켜고 있는 것도 다행이다. 이렇게까지 더울 줄 몰랐는데 여름이 지나가려면 한참 남았다”며 걱정했다.

이웃에 거주하는 B(67) 할머니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전기세를 아끼며 방세를 내야 하는 할머니는 한낮에는 더위를 피해 무더위 쉼터를 이용하고 있지만 경로당이 문을 닫는 6시가 되면 집으로 돌아와 열대야와 사투를 벌여야만 한다.

무더위쉼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운영되며 상황에 따라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될 수 있지만 대부분이 오후 6시까지만 운영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홀몸어르신 등 취약계층이 힘겨운 여름을 나고 있는 가운데 취약계층에 대한 냉방비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폭염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겨울철에는 취약계층에 1인당 10만원 내외의 난방비가 지원되지만 여름철에는 냉방비가 지원되지 않고 있다.

한편 경남도내에는 폭염대책기간인 현재까지 전국에서 가장 많은 151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강정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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