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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가정, 국가가 나설 때다강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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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7  18: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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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가정, 국가가 나설 때다

가정이라고 말하면 참 많은 의미를 갖게 된다. 마치 어머니라는 말처럼. 어머니, 하고 가만히 부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정도로 마음의 고향이다. 가정도 마찬가지로 생각해보면 기적처럼 귀하고 불가사의한 것이다. 남편을 지긋이 바라보며 언제나 참 묘하다는 생각을 한다. 둘밖에 없었는데 어느새 넷이 되었지 않은가. 게다가 어제 같이 귀저기를 갈아주었는데 어느새 자라서 담배를 피우느니 맥주를 마시느니 해서 속을 썩인다. 물론 지금도 별식이라도 해서 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다행하고 감사하다. 이 가정이라는 절대적 공간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든다. 세상의 불행은 어디에다 뿌리를 내릴까. 혹시 그것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 가장 많이 뿌리를 내리는 건 아닐까? 성폭행도 서로 아는 사이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하지 않은가 말이다. 부모가 불화하면 그들의 자식들은 대개는 불행을 일찍 경험하고 자칫 자신도 불행 속으로 빠져들기 십상이다. 이혼한 경력이 있는 부모가 끼인 가정에서는 특히 그 자식들에겐 행보다는 불행이 그 그림자를 짓게 드리운다. 그러고 보니 가정이 올바르고 평안하려면 부모가 올바르고 화해로워야겠다. 이쯤에서 부모의 역할을 되짚어봐야겠다.

푹푹 찌는 이 더위 속에서 이웃에 사는 친구는 때 아닌 육아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아들이 딸을 낳아서 친구에게 안겨주고는 아이의 부모 둘다 줄행랑을 쳐버렸기 때문이다. 친구는 “애가 무슨 죄가 있냐고, 내가 키워주어야지” 하길레 나는 “그래, 그리고 이렇게 이쁜 걸 뭐. 나도 도울게” 했다. 친구를 보며 젊은 날에 형편만 탓하며 아들 교육과 훈육에 최선을 다하지 못했음에 안타까웠다. 평생 막일 날일로만 생계를 잇고 있는 친구 남편도 조금은 원망스러웠다. 좀 더 지혜를 발휘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다. 어떻게 딱 먹고 사는 일만 유지할 수 있었던지.

역시 이웃에 사는 후배는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난 딸을 데리고 재혼을 했다. 재혼한지 십 년이 다가오는데 현재의 남편은 진작부터 술이 과해서 알콜 중독 증세를 보인다. 술에 취하면 온갖 욕을 하는 건 일상이고 때리기까지 한다. 이즘의 가장 큰 문제는 남편이 부쩍 딸에게 집착하는 것이다. 외로운 딸이 유일하게 정을 붙이고 방학이면 가서 지내다 오는 외갓집, 친구집에도 물론 못 가게 한다. 이런 현상은 일상적인 애정이 아니라 삐뚤어진 집착이다. 딸은 자기주장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등 이상 증상을 보이는데 앞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불행이 걱정이다.

맞벌이 생활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지인의 딸은 애정결핍증에 걸리고 말았다. 중학교를 정말 겨우 졸업한 아이는 고등학교는 안 가고 검정고시를 치렀다. 이번에는 학원에서도 중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왕따로 혼자 밥을 먹는다. 왕따의 문제가 그 아이에게 있다는 걸 안다고 한들 아이의 불행에는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이미 아이는 애정결핍이라는 병에 걸려있는데…이 애정결핍증이라는 게 사랑을 받아도 받아도 더 받고 싶고 조금이라도 그 애정이 자기 아닌 다른 사람에게로 향하면 삐지고 화내고 심통을 부려서 별 밉상을 다 부리는 것이다. 남감하다.

이제쯤 국가 차원에서 부모의 역할과 올바른 사랑에 대한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교육이 있었으면 좋겠다. ‘지 새끼 지가 키워야지!’ 같은 쉰 소리는 이제 거둘 때가 되었다. 벌써 늦었다. 자녀에 한해서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는 의무 교육이다. 이처럼 부모에 한해서도 교육이 있어야겠다. 일년에 열흘 정도면 어떻게 짬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그 열흘에 한해서 국가가 인재를 키우는 차원에서 급여를 지불하면 될 것이고. 인재가 많아야 나라도 발전한다. 나름 고생고생 하는 부모들만 탓해서는 문제가 풀릴 기미가 없다. 올바르고 행복한 가정의 육성에 국가가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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