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을은 시작의 씨앗을 뿌리는 계절
칼럼-가을은 시작의 씨앗을 뿌리는 계절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8.08 19:0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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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남용/거창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위

문남용/거창경찰서 수사지원팀장 경위-가을은 시작의 씨앗을 뿌리는 계절


고추잠자리가 경찰 형사기동차량 위에 앉았다.

폭염 탓에 발이 뜨거웠는지 이내 파란 하늘 위로 날아갔다.

가을의 문턱에 왔음을 알리는 입추(立秋)가 지났다.

들판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시나브로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 오고 있음을 알린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글은 경험과 생각을 문자로 표현한 결과물이다.

지난해 유월부터 경남도민신문의 ‘세상사는 이야기’ 코너에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전문지식과 유명 문구 활용보다는 일상에서 느낀 생각을 쉽게 풀어쓰려고 노력했다.

짧은 지식과 부족한 실력 앞에서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 하는 것’을 의미하는 삼다(三多)의 중요성을 절감 했다.

독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새벽녘까지 고민한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지난 금요일 저녁, 서울에서 오십대 부부가 내려왔다.

올해 삼월경부터 필자의 글을 읽은 남자 분께서 연락을 해와 인연이 닿았다.

휴가를 맞아 얼굴 보겠다며 네 시간 거리의 거창까지 달려온 성의가 고마웠다.

초등학생 막내딸은 책 선물에 감동했다.

부부는 추어탕 집에서 같이 식사를 하면서 한 시간 가량을 머물다가 상경했다.

칼럼을 쓰면서 격려의 편지와 전화, 책 선물을 받았다.

아마추어 필자에게는 너무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독자의 심금을 울리거나 감동을 주는 글을 쓰지는 못했다.

풋사과에 불과하다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최근에 글을 쓸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신 선생님께 전화로 하소연을 했다.

“무엇이든 단기간에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새 발전한 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정성을 들이지 않고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감나무 밑에서 홍시가 입 안으로 떨어지기를 바라는 착각에 불과하다.

필자는 올해로 마흔 여섯 번째 가을을 맞이한다.

되돌아보면 수많은 결실의 계절을 보냈지만 크게 얻은 것이 없다.

백세시대라고 본다면 필자는 생(生)의 하프타임(half time) 가까이 와있다.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해 익숙했던 미룸, 막연한 기대, 나쁜 습관과의 결별을 선언한다.

다시 익숙해지고 무뎌질지라도 새로운 것에서 만족을 느껴보고 싶다.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는 것은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신호다.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곡식이 익고, 단풍이 들며 그러다 눈 내리는 겨울을 맞는다.

봄에만 씨앗을 뿌리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새로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와 지난 때는 없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활동하기 편하고 생각하기 좋은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새로운 것은 생활에 활력을 가져온다.

이 가을, 당신은 무엇을 시작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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