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을 가꾸자
텃밭을 가꾸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3.2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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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기식/진주 상봉동동 문화위원
우리들 집주변에 텃밭이 있는데, 집터에 딸리거나 집근처에 있는 남새(채소)밭을 이르는 말이다. 농촌에 가면 으레 사랑채 마당가에나 집뒤에 20여 평 남짓한 텃밭이 있기 마련이다. 집터가 좁은 집은 동구밖에 텃밭을 가꾼다. 겨울에 얼어붙었던 대지가 풀리면 쟁기로 갈거나 삽으로 땅을 파헤쳐 밭두렁을 만들어 감자도 심고 상추며 오이, 쑥갓 시금치, 가지, 소풀, 배추, 무, 고추 등 골고루 씨앗을 뿌린다. 집안 일 틈틈이 풀도 뽑고 오줌도 뿌리고 거름도 넣어 흙을 복돋워 정성들여 가꾸면 싱싱한 채소가 탐스럽게 자란다.

들에 나가 농사일을 하다 돌아오면 점심반찬 걱정은 안해도 된다. 소쿠리 하나 달랑 들고 텃밭에 들어가 싱싱한 상추며 쑥갓 몇 포기 뽑고 탐스런 풋고추 몇 개 따가지고 나와 우물에 씻어 밥상에 올리면 그만이다.
온 식구가 정답게 식탁에 둘러앉아 된장에다 고추장을 곁들여 상추쌈을 싸먹거나 찬물에 밥을 말아 풋고추를 된장에 찍어 먹으면 밥맛이 꿀맛이다. 우리의 참맛이 여기에 있다. 여름밤 더위를 쫓기 위해 마당가에 불을 피워 연기로 모기를 쫓으며 평상에 모여앉아 텃밭에서 갓 캔 감자를 삶아 먹는 맛이란 이 또한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요사이 농사체험장은 옛날 우리 조상들이 집근처에 텃밭을 두고 짬을 이용해 안전하고 신선한 채소를 생산했던 텃밭 문화를 재현하고 있다. 고추, 가지, 오이, 호박, 무, 배추, 파, 참깨 등을 심어 도시주부들이 수시로 가족과 함께 찾아와 김을 매고 잘 가꾸어 수확의 기쁨을 맛보게 하는 것이다. 여름 채소가 끝나면 겨울 김장용으로 먹을 무, 배추, 쪽파를 심어 한 가족의 김장감을 충분히 생산 할 수 있다.

아파트 단지 주변 자투리 땅이나 빈터를 텃밭으로 가꾸어 채소를 기르는 아파트 단지속의 경작농들이 늘고 있다. 자기 밭이래야 고작 빈터 한 두평 호미질이 서툰 풋내기 농군들이지만 한평의 채소밭에 쏟는 정성은 대단하다.

삭막한 아파트 숲속의 도시생활이지만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은 저마다 포근한 농심을 일구는 정겨움과 마음의 풍요로움이 있다. 도시 주민들에게 고향의 정취를 살리고 어린이들에게는 교육의 실증자료를 제공한다는 취지아래 방치돼 있는 노는 땅이나 도로변 화단 공원을 이용 향토식물, 향토꽃, 밭작물을 가꾸고 있다. 또 규모가 큰 자연휴식처에는 원두막을 세우고 주변에 고추, 가지, 호박, 토마토를 가꾸어 청소년의 자연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농촌과 자연 흙냄새를 모르는 도시 어린이들에게 농사의 소중함과 수확의 기쁨을 가르쳐 주고 아파트 숲속 자투리땅 텃밭에서 신선한 채소를 손수 가꿔 가족의 식탁을 풍요롭게 꾸미며 옛 선조들의 텃밭 문화를 일깨워 주는 할머니의 일터가 바로 텃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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