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봉사와 장사의 차이
칼럼-봉사와 장사의 차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09.27 18:25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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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균/칼럼니스트·중용의 리더십 연구소 소장

이태균/칼럼니스트·중용의 리더십 연구소 소장-봉사와 장사의 차이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그러므로 사람은 어려움을 만나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서로 도우려고 애쓴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의 정서(情緖)다.

봉사는 자발적으로 남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봉사는 개인의 이익보다는 공익 즉,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애쓰는 것을 일컫는다. 따라서 봉사는 도움이 필요한 이웃과 지역사회에 아무런 대가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하고, 금전적인 대가를 받지 않는 무보수여야 하며, 지역사회나 공동체의 공공이익을 추구해야 하고, 일정한 기간 동안 정기적으로 활동을 지속해야 한다.

세간에는 장사와 봉사란 용어가 혼용되어 어떠한 것이 장사고 어느 것이 봉사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우리 사회가 다변화 되어가면서 우리 주변에는 헤아릴 수 없는 각종 봉사단체가 난립하고 있다. 하지만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봉사를 빙자해 특정 개인이나 단체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봉사란 명칭을 사용하는데 가 많은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봉사를 빙자해 사익을 추구하면 이것은 장사하는 것이다.

봉사단체를 운영하는 사람은 자신의 정성어린 마음과 물질을 지불하지 않으면서 봉사단체를 이끌어 나가는 것은 봉사라는 순수한 의미에 견줘볼 때 어색하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몇 개월도 안돼 사라지는 봉사단체는 대부분 그 단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봉사와 장사를 구분하지 못한 채 봉사단체를 이끌려고 했기 때문이다.

봉사는 물질적인 것을 베풀지 않고도 자신의 몸과 정성만으로 할 수 있는 것도 많다. 가령 마음의 상처를 입고 방황중인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로 위안을 줄 수도 있고, 온정어린 눈길로 포근하게 감싸줄 수도 있으며, 아름다운 미소로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다수의 봉사는 물질적인 나눔과 베품없이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굶주린 사람은 허기진 배를 채우는 것이 우선이라 먹을거리를 챙겨 주어야만 하고, 헐벗은 사람에게는 입을 것을 줘야 한다.

따라서 나눔과 베품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봉사단체를 이끌려는 생각은 멀리해야 할 것이다. 단체 회원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대표자의 얼굴만 내는 봉사는 진정한 봉사자세가 아니다. 봉사는 내가 먼저 솔선수범함으로써 동참한 사람들이 함께 보람을 느끼는 일을 하는 것이다.

풍성한 수확의 계절 가을이다. 이 가을엔 우리 모두가 나눔과 베품의 봉사를 실천해 보면 어떨까. 가진 것이 없어 물질로 베풀기가 어렵다면 몸과 마음으로, 물질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물질로써 정성을 다해 봉사하면 좋을 것이다.

지금도 주위를 둘러보면 봉사를 빙자해 순수한 봉사보다는 자신의 얼굴과 이름 알리기에 급급한 사람들이 이외로 많다는 사실에 마음이 씁쓸해진다. 이러한 사람 중에는 상당수가 자신의 출세나 개인의 이익을 위해 각종 봉사단체를 만들어 이용하려고 한다.

봉사란 봉사자의 마음가짐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진정한 봉사정신을 가지고 봉사하면 상대방이 먼저 진심을 알아본다. 사익이나 입신양명(立身揚名)을 위해 위선적인 봉사를 하면서 마치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한다고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봉사를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장사와 봉사가 어떻게 다른 것인지를 한번쯤 생각해보고 해야 할 것이다.

봉사자가 자신을 희생하지 않으면 참다운 봉사는 할수 없다. 지금 우리 사회는 순수한 자원봉사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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