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준/함양군 청렴기획단 간사·감사담당
배현준/함양군 청렴기획단 간사·감사담당-아들의 조언
어느 날 초등학교 6학년이던 작은 아들이 공직자 부정부패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나에게 “아빠! 공무원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우리 걱정은 하지 말고 정직하게 공직생활 해요” 라고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보통은 아버지가 아들에게나 하는 상투적인 표현인데 아들이 공직자인 아버지한테 저런 말을 하다니…뜬금없는 아들의 말에 당황스러웠지만 덕분에 잠시나마 공무원으로서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과연 내가 공직사회에 있으면서 청렴하게 살아왔을까!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다른 사람들 눈에 내가 과연 청렴한 사람으로 보였을까! 가 맞는 말일 것이다. 어쩌면 나 자신도 청렴에 대한 스스로의 의지와 습관이라기보다 남의 시선을 더 의식해서 부끄럽지 않은 것에 만족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청렴’이란 단어를 사전에서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청렴이라는 것이 단어의 사전적 정의처럼 추상적 가치라서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아야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을 만큼 어렵지는 않은 것 같은데 왜 우리 주변에는 항상 청렴과 거리가 먼 현상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을까….그 원인을 생각해 보았다.
두 번째는 대중의 무관심이다. 언론 등을 통하여 수많은 부패사례가 사람들에게 전달되지만 청렴하여 타의 모범이 되는 교과서적인 사례들은 자극적인 뉴스에 묻혀 대중의 기억 한 자리를 차지하기 어려워 보인다. 늘 살아오던 지금의 방식이 더 편하고, 청렴의 실천은 여러 가지 과정을 더 거쳐야 할 것만 같은 복잡한 생각이 먼저 드는 게 사실이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책에서 배웠던 가치들을 염두에 두고 실천까지 하라는 것은 오히려 또 하나의 일거리가 추가되는 것처럼 느껴져 일상 속 청렴으로 끌어오지 못하는 한계에 직면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청렴의 실천은 역시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옳은 길은 남들과 다른 방향이라도 불편함을 감수하고 가야하고, 늘 머릿속에 기억하면서 실천까지 해야 청렴이 실현되는 것이다. 어렵기 때문에 그 가치를 실천한 성인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읽는 게 아닐까…
오늘도 난 “공무원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아들의 조언이 떠오른다. 책상에 있는 아들사진을 보면서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아버지이자 공무원이 되어야겠다.’ 고 스스로 다짐해 본다. 청렴의 길은 그렇다. 늘 떠올리며 실천하려는 의지를 되새기며, 청렴한 사회의 기틀이 나의 노력부터 시작되고, 나의 청렴한 삶의 방식이 남에게 영향을 주어 청렴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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