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드는데는 이유가 있다
잠 못드는데는 이유가 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4.2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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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조/경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진주알코올상담센터장
불면증은 잠자리에 든 후 잠드는데 30분 이상 걸리거나, 자다가 5회 이상 잠을 깨거나, 자다 깨서 다시 잠드는데 30분 이상 걸리거나, 전체 수면시간이 6시간 미만일 경우에 불면증이라고 한다. 흔히 “잠들기 힘들다”, “자주 깨고 다시 잠들기 힘들다”, “새벽에 일찍 깬다”, “자도 피곤이 풀리지 않는다” 고 호소하며 성인의 약 1/3에서 수면 문제를 가진다. 그 중 여자가 남자보다 1.3 배 더 잘 생기고, 65세 이상 노인에서 65세 이하 어른 보다 약 1.5 배 더 흔합니다.

수면시간이 적다고 모두가 불면증은 아니다. 수면습관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예를 들면 잠자는 시간이 몇 시간 되지 않더라도 자신이 별로 불쾌하거나 힘들지 않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불면증이라 할 수 없다. 또한 건강한 사람들이라도 스트레스, 정신적 긴장과 불안, 잠자리 변화, 커피와 같은 카페인 과다 복용 등으로 하루 이틀 동안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되지만 이처럼 일시적인 경우라면 불면증이라 할 수 없다. 따라서 객관적인 수면시간 보다는 수면이 불충분하다고 느끼거나 수면장애가 다음날 기분이나 활동에 크게 영향을 주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잠은 몸을 쉬게 하고 마음에서 과거와 현재의 활동과 느낌을 처리하고 정리하는 역할을 하므로, 수면의 양과 질은 다음날 생산성의 양과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잠이 부족하면 수행 능력의 장애, 이자극성, 집중력 저하, 주간 졸음을 경험하기 쉽고 우리는 뉴스나 신문보도를 통하여 졸음으로 인한 교통 사고와 산업 재해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실제로 불면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잠을 자지 못해서 다음날 중요한 일을 잘 해 내지 못할까 하는 것이다. 또한 잠을 자지 못 하면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고 짜증이 많아지며, 수일 간 잠을 자지 않으면 흔하지는 않지만 환각과 망상 등의 정신병적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잠이 안 온다고 해서 무턱대고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은 복통이 있는데 원인을 밝히지 않고 진통제만을 복용하여 병을 키우는 것과 같다. 또한 약물 치료 보다 중요한 것이 수면 위생을 관리하는 것이 먼저이다. 잠을 자지 못하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실수는 잠을 못 자면 잠을 자기 위해서 오랫동안 누워서 잠을 기다리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수면을 이루지 못하면서 누워있는 것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하게 된다. 이러한 잘못된 수면 위생들을 교정하는 것은 약물 치료 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몇 가지 올바른 수면위생을 소개하면,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다. 충분한 수면시간을 가지지 못하면 오랫동안 누워있는 경우가 흔히 있는데 이는 오히려 다음날 수면을 더욱 방해할 수 있으므로 수면시간이 부족하더라도 항상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야 한다. 몸을 피곤하게 하면 잠을 잘 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밤 늦게까지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늦은 밤의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잠을 방해할 수 있으며 저녁 운동 보다는 아침 운동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와 같은 음료를 피하고 금연을 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따뜻한 물로 목욕(반신욕)을 통해 몸을 이완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러한 올바른 수면위생을 위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면증이 지속된다면 단기간의 수면제 사용이 도움이 된다.

불면증은 다양한 의학적 질환의 증상 중 하나로 나타나거나 우울증과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과 질환, 알코올을 포함한 다양한 약물 등에 의해서 나타날 수 있으므로 불면증이 있는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그에 맞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우울증에 의한 불면증이라면 우울증을 치료하여야 하고,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인한 불면증이라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치료하여야 한다. 즉 모든 질병이 원인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하는 것처럼 불면증 또한 하나의 질병인 경우도 있지만 다양한 질병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증상일 수 있으므로 그 원인을 찾고 이에 맞게 치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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