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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훈 칼럼-누구를 위한 조합장 선거?강남훈/본사 부사장ㆍ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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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07  14:5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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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훈/본사 부사장ㆍ주필-누구를 위한 조합장 선거?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오는 26~27일 후보등록에 이어 28일부터 13일간의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이번 조합장 선거는 농·수·축협과 산림조합 등 전국에서 모두 1344명을 뽑는다. 경남지역도 172개 조합(농협 118, 축협 18, 수협 18, 산림조합 18)의 조합장이 선출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출마예정자들이다. 이들은 지난 닷새간의 설 연휴동안 지역 곳곳을 누비며 얼굴 알리기에 열중했다. 경남 도내 곳곳에는 이들이 내 걸은 현수막들로 넘쳐났다. 설 밥상머리에서 자신의 이름 석 자가 오르내리기를 기대하며 숨 가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모임이라는 모임은 다 찾아다녔다.

이와 달리 조합장 선거를 바라보는 조합원의 시선은 곱지 않다. “돈 없이 조합장에 당선 됩니까? 조합원들이 누구인지 다 알고 있고, 출마 예정자들의 밑천(?)을 거의 알고 있는 터에 한 사람을 선택해서 표를 찍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막판 돈 봉투가 기승을 부리고, 그 위력 또한 대단합니다. 돈 없이 조합장에 당선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한 조합원(60)은 현 조합장 선거의 폐단을 이렇게 지적했다.

조합장 선거는 원래 각 조합마다 개별적으로 실시했다. 그러나 ‘돈 선거’, ‘경운기 선거’로 불리는 등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05년부터 선거관리위원회가 위탁받아 선거를 관리하게 됐다. 2015년부터는 사상 최초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맡아 전국 동시 선거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조합장 선거의 부작용을 최대한 줄이고 공정한 선거를 구현해 보자는 취지에서였다.

하지만 벌써부터 선관위의 발걸음은 바쁘다. 상품권, 현금, 식사 제공 등 전국에서 출마예정자들의 탈·불법 행위가 속속 적발되고 있다. 지난 2015년 제1회 선거에서 경남지역은 선거사범 291명이 입건되어 21명이 구속되는 등 208명이 기소됐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선거사범이 적발됐다. 농·수·축협과 산림조합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가 탈·불법의 온상으로 타락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극히 제한된 선거운동 등 관련법(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에 상당한 문제점이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당선만 되면 임기 4년은 보장되고, 현직 프리미엄을 이용해 임기 내 조합원들을 상대로 적당히 정치(?)만 잘하면 수월하게 연임을 할 수 있는 현 제도에 더 큰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일정 수의 조합원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하다 보니 표 계산만 잘하면 금품살포 등 매표(買票)행위가 가능한 점, 오랫동안 맺은 인연으로 불·탈법 현장을 목격하고도 선관위 등에 신고를 쉽게 할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 등이 이 같은 폐단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합장 선거 풍토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지방선거, 총선 등의 공명정대한 선거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조합장 선거가 전체 선거판을 흐리게 만드는 주요인이라는 것이다.

농업협동조합은 농업인이 모여 협동조직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자신의 권리를 지켜 나가기 위해 만든 농업생산자 단체다. 수협과 축협, 산림조합 등도 그 구성원만 다르지 대동소이하다. 즉 조합원의 경제적 이익과 권리를 지켜 나가기위한 단체인 것이다. 이런 단체의 장(長)을 뽑는 선거가 공명정대하지 않으면 이들이 과연 조합장에 선출되고 난 뒤 ‘조합원을 위한 조합장’으로 일할 마음을 갖겠는가? 시쳇말로 ‘본전(本錢)’ 생각을 하다보면 조합원은 뒷전으로 밀리게 마련이다. 이번 조합장 선거는 돈에 휘둘리지 말고, 제대로 된 후보를 뽑아보자. 누굴 위해서가 아니라 조합원 자신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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