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초기에 등장하는 팔조금법(八條禁法)에서는 생명과 신체 그리고 사유재산의 소중함을 강조하였고 고려 태조는 유훈으로 남긴 훈요십조(訓要十條)에서 후세의 왕과 귀족 백성을 교화하려 했다. 불교에서는 신남 신녀들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 금계를 오계(五戒)라고 하는 바 곧 망어(妄語) 사음(邪淫) 살생(殺生) 음주(飮酒) 투도(偸盜)의 다섯 가지 계율이다. 신라 진평왕 때 원광법사가 지은 화랑의 계명인 세속오계(世俗五戒)에서는 사군이충(事君以忠) 사친이효(事親以孝) 교우이신(交友有信) 임전무퇴9臨戰無退) 살생유택(殺生有擇)을 말하고 있다. 기독교의 근본 계율인 십계명(十誡命)에서는 다른 신을 섬기지 말 것, 우상을 섬기지 말 것,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부르지 말 것, 안식일을 지킬 것, 어버이를 공경할 것, 살인하지 말 것, 간음하지 말 것, 거짓말하지 말 것, 남의 것을 탐하지 말 것을 계명으로 삼고 있다.
예로써 제시한 계명에 약간의 차이점은 있지만 공통적으로 내비치고 있는 가르침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내기 위한 생명존중과 부모공경 등 상생공존을 위한 무한한 노력과 갈구의 흔적이 역력하다. 필자가 즐기는 취미 중의 하나가 바둑인데 여기에서도 위기십결(圍棋十訣)이라 하여 바둑을 둘 때 새겨야 할 10가지의 기본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미소 짓고 살아라. -미워하지 마라. -미리미리 준비하라. -미꾸라지가 되지 마라. -미끄러지면 얼른 일어나라. -미지근하게 살지 마라. -미쳐야 겨우 이루어낸다(不狂不及) -미적 감각을 키워라. -미각을 즐기며 살아라. -미끼를 함부로 덥석 물지 마라. 이상 10가지인 바 공교롭게도 글자 ‘미’로 시작하는 말이라 그런지 재미스럽기도 하여 이웃들과 함께 웃으며 정담을 나누기도 하였다.
미소를 지으며 산다는 것이 쉬운 일 같으면서도 힘이 들어 혹자는 억지로라도 웃으라고 말한다. 숲에서 피톤치드가 쏟아지듯이 엔돌핀이 마구 분출된다고 하니 이 아니 좋은가. 사랑할 시간도 부족한데 왜 미워하며 세월을 허비하겠는가. 상대방의 허물이 한 가지라면 나의 부족함은 숨어있는 빙산이니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자주 가지라는 말이다. 이 충무공의 유비무환의 정신을 앙가슴에 새기고 칠전팔기의 자세를 자녀들에게 가르치자.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감은 좋지만 동료의 어려움에 눈 감고 귀 막는 감탄고토(甘呑苦吐)의 기회주의자는 되지 말자는 뜻이고 물덤벙술덤벙 하지 말자는 얘기다. 한 가지 일을 제대로 이루어내는 재미를 알고 아름다운 꽃 한 그루 가꿀 수 있으면 금상첨화라 여겨진다.
마지막은 항상 중요하다고 한다. 돌다리를 두드려보고 건넌다는 말이 두드려보고도 건너가지 않는다는 유머로 변질한 요즘이지만 오욕칠정에 휘둘리기 쉬운 세상사, 매사에 조신하고 자중자애하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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