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을 바라보는 시선 이대로는 안된다
외국인을 바라보는 시선 이대로는 안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5.1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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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필/제2사회부 부장
(함양ㆍ거창)
주말이라 모처럼 아이들을 데리고 근처 유원지를 다녀왔다. 가는 내내 아이들과 즐겁게 얘기를 나누며 갔지만 돌아 올때는 오히려 큰 짐을 어깨에 맨듯 피곤하고 혼란스러웠다. 이유인즉, 유원지 내 매점에 아이들의 아이스크림을 사러갔다가 베트남 사람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 2명이 매점에 들러 물건을 구입하는 과정을 보고 한국인으로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길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자주 가는 유원지라 안면이 있는 매점 아저씨가 베트남 젊은이들에게 목짓으로 물건을 가르키고 “뭐? 뭐 찾아?” 하며 연신 반말을 해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얼마전 그 매점에 러시아계 백인이 물건을 사러 왔을 때와는 너무나 다른 행동을 하고 있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 그는 러시아계 백인들에게 통하지도 않은 영어를 연신 해대며 오히려 굽신댄다 싶을 정도로 친절하게 대하는 것을 본 나로선 지금 베트남인들에게 하는 행동을 이해 하기 어려웠다. 백인에게는 무조건 친절하게 대하고 그들이 영어권이 아니더라도 무조건 영어로 얘기해야 하는듯 서툰 영어를 해대며 굽신대기까지 하면서 유독 유색인종들이 오면 고개가 뻣뻣해지고 그 서툰 영어 한마디 나오지 않는것은 왜일까. 계산대에 앉아 물건위치를 가리켜 줄 필요도 못느끼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또다른 인종 차별이 아닐까. 매점 사장님의 입장에는 똑같은 고객일 뿐인데 이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무슨 이유 일까. 동남아 이주민들에게 비치는 우리민족은 재외 한국인에 대한 차별에는 분노하면서 정작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인들에게는 차별을 일삼는 이중성을 보이는 민족이 아닐까.

 TV나 지면을 통해 서양국가들에 의해 행해지는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을 경험하고 부당하다고 느낀 사람이 많을 것이다. 요즘 일자리를 찾아서 혹은 결혼을 해서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이 늘어가고 있고 외국인 체류자가 100만명이 넘는 등 젊은이 10% 이상이 국제결혼을 하는 다문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의식은 아직 외국인에 대한 편견으로 성숙하지 못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듯 하다.

우리는 미국 등 서양에서 피부색이나 국적 자체만으로 차별을 당했을 때 부당하다고 느꼈던 것을 잊고 동남아인들을 오히려 차별의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 민족이 예전에 그렇게 무시당했듯이 그들 나라가 잘사는 나라가 아니라서 이제는 우리가 무시하는 마음이 생긴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 국민들의 인종에 대한 편견에는 특히, 백인과 유색인종에 대한 각기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다.

백인은 미국사람 또는 부자 등으로 인식되고 같은 미국인 일지라도 흑인이나 유색인은 아프리카나 동남아인 그리고 가난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듯하다. 해서 우리 민족보다 열등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듯 해 보인다. 우리나라는 한때 젊은 노동자들이 열사의 땅이라는 사우디에 건설노동자로 가서 엄청난 국가 부흥을 이루어낸 과거가 있는 나라이다. 다른 나라로 진출해 죽기 살기로 일해 경제 부흥을 이끌어 내고 국내 경제기반을 조성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지금의 수준에 이르렀을진데.

지금 눈앞에 있는 동남아 유색인종들이 각나라의 경제 역군으로 이나라에 와서 우리가 그러했듯 힘들고 꺼리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때의 우리와 같은 피눈물 나는 타국살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때를 떠올리면 오히려 그들을 더욱더 친절하고 살갑게 대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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