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현충일…“호국보훈 몰라요”
잊혀진 현충일…“호국보훈 몰라요”
  • 황원식기자
  • 승인 2020.06.07 18:12
  • 1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남도내 주요도시 아파트 등 태극기 게양 외면
휴양지는 북적북적…순국선열 추모 분위기 없어
▲ 현충일인 6일 창원 대원동의 한 아파트에 국기를 게양한 가구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지난 6일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의 충성을 기념하는 현충일이었음에도 국기를 게양하는 집이 거의 없거나, 현충일이었는지 조차 몰랐던 사람들도 있어 그 의미가 퇴색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 현충일은 토요일이고 대체공휴일로도 지정되지 않아 사람들이 더 인식하지 못했다.

6일 창원 대원동의 한 아파트 단지 6동의 540세대에 태극기를 게양한 집은 단 19곳(3.5%)뿐이었다. 이날 창원의 용호동 인근 주택과 아파트에도 국기를 게양한 집이 거의 없었다.

또한 창원의 몇몇 아파트에는 대체 공휴일에는 안내되었던 ‘오늘은 현충일이니 태극기 조기 게양하라’는 방송도 없었다.

방송을 하지 않은 아파트 경비실에 물어보니 “보통 토·일요일에는 직원들이 대부분 쉬는 날이라 국기를 게양하라는 방송을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 아파트 주민은 “우리 집도 깜빡하고 태극기를 못 달았다. 오늘이 현충일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방송도 없었고, 친절히 알려주는 곳도 없었다”며 “나중에라도 달아야겠지만 굳이 달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창원 상남동과 가로수길(메타세콰이어길), 용지호수 등 나들이 나온 많은 사람들이 붐볐지만 현충일을 추모하는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창원 가로수길에서 만난 A씨는 “오늘이 현충일인지 깜빡했다. 오후가 되어서야 TV 방송을 통해 알 수 있었다”며 “사람들이 요즘 TV 방송도 잘 안 보는데 현충일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 B씨는 “현충일을 알고는 있었지만 분위기를 잘 못 느꼈다”며 “예전에는 우리 동네에도 싸이렌 소리로 현충일의 추모묵념을 알려줬던 것 같은데 오늘은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민은 “예전에는 TV에서 다큐멘터리 등으로 현충일 특집 프로그램도 많이 한 것 같은데 요즘은 잘 보지 못한 것 같다”며 "혹시 요즘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 정치적으로 태극기를 사용하는 것 때문에 사람들이 현충일을 추모하는 것 마저 망설이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용지 호수에서 만난 시민은 “요즘 사람들이 현충일의 의미도 잘 모르는 것 같다. 왜 현충일이 6월 6일인지 아는 사람을 거의 못 봤다”며 “최근 6월 25일로 현충일을 옮기자는 말도 나오지만 시민들의 관심이 거의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또 한 시민은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시국이어서 각종 행사를 하지 못해서 사람들이 더 현충일을 잘 못 느끼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원식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