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소설가
강영/소설가-천 개의 복 주변에 잘 사는 사람이 있으면 흔히 우리는 복이 있다고 말한다. 또 사주팔자에 천복이 있는 사람, 천복을 타고 난 사람이라는 말도 있다. 이런 말속의 천복이라는 말을 여태 하늘의 복인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고 천 개의 복이라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천 개의 복이 없었다면 아예 사람으로 태어나지 못했다고 보면 되겠다. 재미로 사주를 봤더니 내게 천복이 있단다.
20대 중반에서야 내게 천복이 있다는 그 대단한 사실을 처음 알았는데 별 감흥이 일지 않았다. 하늘의 복이라고 하니 너무 막연했다. 몇 십 년이 지난 후에서야 천 개의 복인 걸 알았을 때는 마음이 사뭇 달랐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주요 3가지가 의·식·주라면 천 개에서 딱 필요한 저 3가지를 빼고도 997개의 복이 내게 남아있는 것 아닌가. 이 어찌 기쁘지 아니 할쏜가!!
그리고 어느 순간 알아차렸다. 나의 천복을 남에게 나누어줄 수 있다는 걸 말이다. 실은 그 순간이 내가 천복을 타고난 걸 알았을 때보다 더 기분이 좋았다. 더 좋은 건 나누어 주어도 나누어 주어도 내 복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물질을 나누는 것도 좋지만 마음을 나눈다는 건 너어무 아름다운 일이다. 줄어들기는커녕 더 풍성해질 뿐이다. 이야말로 초대박이 아닌가!!
사주팔자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은 저마다 천 개의 복을 타고 난다. 다만 그것을 자각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 불가에서도 말한다. 본래(이 ‘본래’라는 말도 불가의 법화경에서 비롯된 말이다) 우주세상만사는 사시사철 꽃비가 내리는 아름다운 곳인데 사람이 아둔해서 모든 게 불타버린 폐허로 보고 한탄하면 복이라는 복은 듣도 보도 못한다고 했다.
아인슈타인도 자신의 재능 중에서 약 30% 정도만 사용했다는 건 우린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아울러 보통 사람들은 아인슈타인에 비하면 약 0.3% 정도를 사용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린 욕심을 좀 내 보면 어떨까? 아인슈타인의 반 정도라도 사용해보자. 같은 맥락으로 타고난 천 개의 복 중에서 반이나마 찾아먹자고 욕심을 내자. 시국이 어려운 때일수록 자기 자신의 복에 집중해 행복을 창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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