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업’으로 시골마을 ‘잘사는 공동체’ 희망 키운다
‘마을기업’으로 시골마을 ‘잘사는 공동체’ 희망 키운다
  • 박철기자
  • 승인 2020.12.20 16:16
  • 6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함양 백전면 밤 주산지 주민들…예비마을기업 선정
‘지리산의식주연구회’조직해 마을기업 도전 결실
▲ 함양군의 밤 주산지로 이름난 백전면 음천·양천·내천마을 주민들이 잘사는 공동체 만들기를 위해 (예비)마을기업에 도전해 선정되면서 낙후된 시골마을의 경제자립 희망을 키우고 있다. 사진/지리산의식주연구회

최근 이상기후와 유통구조의 한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함양군 백전면 밤농가들이 “잘사는 공동체를 만들어보자”며 마을기업에 도전하고 있어 화제다.


50여년 넘게 밤 생산에 전념했던 백전면의 음천·양천·내천마을 주민들 이야기다.

주민들이 마을기업 만들기 도전을 시작한 건 지난 6월 지리산의식주연구회(대표 노일영, 이하 연구회)라는 단체를 만들면서부터다. 연구회는 최근 밤생산량의 급격한 감소와 그에 따른 농가소득 저하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단체다.

연구회에 따르면 함양농협 백전지점에서 2016년 매입한 밤은 360t에 달하지만 올해는 104t에 불과하다. 밤생산량이 5년 사이 3분의1로 감소한 것이지만 주민들은 밤농사를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주민들에게 밤은 논농사·밭농사 외 ‘부수입’이자 수시로 찾아오는 경제적 위기를 버틸 수 있게 해준 ‘지팡이’같은 존재기 때문이다.

연구회를 조직한 주민들은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어떻게 하면 잘살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을까?’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협동조합을 만들어 마을기업을 설립하는 것이었다. 뜻을 모으자 결실은 의외로 빨리 맺어졌다.‘2021년 경남도 마을기업 육성사업’예비 마을기업에 도전했고 최근 예비 마을기업에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경남도 마을기업 육성사업은 예비→신규(1차년도)→재지정(2차년도)→고도화(3차년도) 등 단계별로 마을기업의 사업비와 자립을 지원한다. 연구회는 예비 마을기업에 선정되면서 1000만원(자부담 20%)을 지원 받아 본격적인 제품 개발과 컨설팅 등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연구회는 ‘지리산의식주연구협동조합’이란 이름의 법인으로 전환하고 마을기업 고도화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나갈 계획이다.

노일영 대표는 “양파나 오미자는 기반 자금과 농기계 등 갖출 게 많아 어르신들은 비교적 낙후된 농업인 밤농사를 짓고 계신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올해 수확량이 3분의1로 감소해버리니까 어르신들이 경제적으로 굉장히 힘들어하셨다”며 “세 마을 주민들이 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선 스스로 공동체를 만들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밤의 생산과 가공, 판매 모두 스스로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라고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사업 지원서류에 마을기업에 대한 주민들의 열망을 담았다. 이번 예비 마을기업 선정을 통해 향후 마을기업, 마을 만들기 사업 연계 등 단계별로 준비해나가겠다. 세 마을 주민들의 염원인 밤을 이용한 가공식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철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