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빼앗긴 들에도…
아침을 열며-빼앗긴 들에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4.14 14:5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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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삼/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스마트전기과 교수
김성삼/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스마트전기과 교수-빼앗긴 들에도…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학창시절 교과서에 수록되어 암송했던 기억이 있는 시(詩) 제목이다. 일제 강점기 1926년 <개벽(開闢)>지(誌) 6월호에 발표 된 시인 이상화의 시로서, 일제에 대한 저항의식과 조국에 대한 애정을 절실하고 소박한 감정으로 표현된 작품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 시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첫 연 첫 행의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구절이라 하겠다.‘최대의 절약(節約) 속에 최대의 예술이 있다’라는 좋은 표본이 된 대표작이다.

2021년 신축년(辛丑年) ‘하얀 소의 해’의 신학기를 맞이하고 벌써 4월에 접어들었다. 신학기 입학 면접일, 면접 대비 안내와 대기 시간에 학교 및 학과 소개, 진로, 자격 취득, 전기(산업)기사 특강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안내하였다. 길어지는 면접 대기 시간에 필자는 “내년에 봄이 올까요?”라는 수험생에게는 다소 황당하고 엉뚱한 질문을 했다. 수험생들은 당황스러워하며 잠시 머뭇거리다 “오죠~”, “옵니다!”의 작고 조용한 목소리로 당연한 대답을 했다. 질문에 의아스러워 하는 수험생들에게 필자의 세부 설명은, 면접에 참여한 만큼 합격을 가정해 학업, 자격취득에 대한 열정과 각오에 대한 당부와 주문을 했다.

학과는 선배 교수님들께서 2006년부터 15년 이상 정규 수업 외 야간에 봉사활동으로 전기(산업)기사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수험생 중에는 특강 관련 지인 추천과 주위 입소문을 통해 입학을 결정한 신입생도 다수이다. 하여 필자가 수험생들에게 학업과 더불어 산업기사 자격조건이 되는 대상자는 사전 정보 검색과 각오를 다지기 바라며 설명과 안내의 의미로 전한 말이다. 사실 2021년 입학 면접 시기에 그해 봄도 아직 인데, 벌써 “내년에 봄이 올까요?”라는 질문과 주문은 황당하기 짝이 없는 말일 수 있다. 하지만, 전문대졸 이상 입학 자원이 약 70%에 상당하는 실정, 20~40대의 다양한 연령층과 입학 전 경력에서, 제 2의 대학생활만을 기대하고 입학하는 것은 입학 대상자 본인들에게도 계획과 초심이 아닐 것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고용노동부 보도자료(2019년 7월12일)의 ‘취업이 잘되는 국가기술자격증 20선’ 중에서 전기 분야는 전기기사 4위, 전기산업기사 6위, 전기기능사 7위, 전기공사산업기사 12위, 전기공사기사 18위로 5개 자격이 포함될 정도로 취업할 때 자격증을 가진 자가 유리한 분야로 볼 수 있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어려운 상황에도 비대면 수업 이후 약 6개월가량의 집중적인 실습과 학업기간을 거쳐 학생들은 전기기능사를 비롯한 승강기·공조냉동기계기능사 등 필수 1개 종목 이상의 자격증을 전원 취득했다.

특히 소방전기기사와 전기산업기사 등 상위 자격증에 도전한 총 9명의 학생들이 모두 필기 합격 소식을 전했다. 이들 중 4명이 (산업)기사 이상의 최종 자격 취득에 성공하면서 취업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 이는 방역활동과 수칙을 준수해가며 열과 성을 다한 학과 교수님들과 최선을 다해 참여한 학생들이 빚어낸 성과이다. 4년제 종합대학에서도 전기(산업)기사 자격취득률이 정원의 10%이내 수준일 정도이다. 올해도 5월 자격시험 대비 학과에서는 야간 산업기사 특강이 한창이다. 필자도 4년째 참여하고 있지만, 과목에 따라 수시로 모의고사 시행과 채점 후 점수를 게시함으로써 학업 의지와 면학 분위기 조성에 학생보다 더 최선과 수고를 하시는 학과 교수님들의 헌신에 절로 고개가 숙여질 정도이다.

학과 특강과 면학분위기 속에 올 봄 자신의 의지와 집중력을 시험해 보는 것도 노력여하에 따라 필기 합격이라는 결과와 함께 분명 기억에 남을 일이라 생각한다. 밤낮으로 필기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체력적으로 뿐만 아니라 꽃피고 초목이 푸르러지는 시기에 주위 환경으로부터의 주말 유혹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듯이, 올해 봄의 기분을 조금은 참고 노력하여 의지를 높인다면, 내년에는 더 기분 짜릿하고 아름다운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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