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의 가치와 중요성
국가보훈의 가치와 중요성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10.1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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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홍철/진주보훈지청장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의 열띤 민심잡기가 한창이다. 대권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이 앞 다투어 국립묘지를 찾아 헌화와 분향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지도자들은 과연 무슨 마음으로 전사자의 묘역을 찾아 향을 사르며 묵념을 올릴까? 물론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며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는 대의 명분의 깊은 뜻이 있겠지만 국권회복과 국가수호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한 이들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며 국가발전의 한축을 이루는 중심에 국가보훈정책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인식하고 있는지 감히 질문을 던져 보고 싶다.
아쉽게도 우리는 선거가 끝나고 당선자의 집권이 시작되면 현충탑 앞에서의 맹세(?)가 향로의 향기처럼 사라져 버림을 보아왔다. 국가를 위한 희생과 공헌에 대하여 국가가 끝까지 책임을 지고 보답한다는 것이 국가보훈정책이다. 국가보훈정책은 바로 국민이 나라사랑하는 정신을 키워가며 국권수호와 국가정체성과 관련된 아주 중요한 국정대사의 하나다. 국권수호와 건국에서의 논공행상은 인류역사에서 잠시도 소홀이 다룰 수 없었던 국가의 최고 통치 철학이였으며 국가발전의 요체가 되어왔던 것이다. 지금도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을 비롯한 세계 선진대국에서는 국가보훈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부총리급의 보훈부나 제대군인부를 두고 있다.
대한민국은 근세 국권상실과 회복 과정에서 수백만의 독립애국투사들이 희생을 당하고 6.25와 같은 참혹한 전쟁과 자유수호와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수많은 국가유공자들이 희생되었지만 국가유공자에 대한 주요정책을 시대에 맞게 추진해 오지 못했다. 광복 68년이 되는 지금까지도 독립운동을 한 집안은 3대가 망한다는 자조석인 애기들이 끊이지 않고 국가유공자에 대한 지원은 늘 인색하거나 궁색하다는 볼멘소리가 높았다. 6.25전쟁이 끝나고 상이군경들이 생활고에 시달려 거리에서 구걸행각을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자 당시 이승만 현직대통령이 상이군경회의 명예회장을 자임하고 나서 상이군경 돕기에 앞장섰던 적이 있었다. 가난한 나라의 대통령이 전상자의 굶주린 배를 채워주지 못해도 나라를 지킨 상이용사들에게 최상의 관심과 예우의 손길을 내민데 대한 자긍심으로 잠시나마 배고픔을 잊을 수 있었다고 한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국가의 본격적인 지원은 1961년 군사원호청설치법이 공포되면서 부터다. 그러나 보훈처 창설 51년을 맞는 지금까지 국가보훈정책은 정권 교체시마다 존폐와 소외 폄하로 얼룩져 주요보훈정책이 흔들이고 조직이 축소되거나 그 위상(?)은 장관급에서 차관급으로 등락을 거듭하면서 보훈단체와 국가유공자의 비난과 반발을 불러 왔다. 국가보훈의 위상이 흔들릴 때마다 국가유공자들의 자존심도 땅에 떨어져 나갔다. 국민의 나라사랑정신이 흐트러지면 대한민국의 정체성도 흔들리게 마련이다. 국가보훈은 국민의 나라사랑정신을 드높이고 지역, 세대, 계층, 종교 등 국민갈등을 해소하여 사회통합의 정신적 토대를 구축하는데 앞장서 왔으며 튼튼한 국가안보와 UN참전 21개국과의 보훈외교로 국격 제고에도 크게 기여해 왔다.
지금 국제사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총성 없는 새로운 국경전쟁이 시작되었다. 이제라도 국제정세에 걸 맞는 맞춤형 선제 보훈정책을 추진할 보훈의 위상이 새롭게 부각되어야 할 것이다. 국가보훈은 정치나 경제논리에 흔들리거나 소외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국가보훈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하고 제대로 자리 매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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