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보훈 이야기-나라사랑 큰 나무 배지를 달며
든든한 보훈 이야기-나라사랑 큰 나무 배지를 달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6.23 13:2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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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재석/경남서부보훈지청 보상과
우재석/경남서부보훈지청 보상과-나라사랑 큰 나무 배지를 달며

봄이 오는가 싶었더니 이제는 한여름이다. 겉옷을 걸쳐 입던 시간도 지나고 이제는 그마저도 반팔이 어울린다. 해가 중천에 뜰 때면 반팔을 입어도 땀이 흐르는 걸 어쩔 수 없다.

자주 내리는 비 때문인지 아침, 저녁으로 다니는 출근길의 가로수들이 부쩍 큰 거 같다. 앙상한 가지만 매단 채 언제나 잎이 우거지고 꽃이 필까 지나다니면서 궁금했었는데 계절의 변화는 어김없다. 평소엔 관심이 없다가도 그럴 때면 어김없이 길가에 핀 꽃이나 나무들의 이름이 알고 싶어지는 걸 어쩔 수 없다. 나이 든 분들이 나무나 꽃만 보고도 ‘이건 뭐다. 저건 뭐다’ 하시는 걸 보면 감탄스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저건 배워서 되는 건 아닌 거 같은데, 아마도 그 만큼 관심이 많아서이지 않을까? 누가 같이 다니다가 알려주는 사람이 있다면 따라다니며 배우고 싶은 심정이다. 이것도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인가?

평소엔 무관심 하다가도 때만 되면 생각나는 사실들이 있듯이 호국보훈의 달이 되면 이제까지 생각지 못했다가 비로소 떠오르거나 되새기게 되는 사실들이 있다. 물론 그러라고 일부러라도 달마다 의미를 정하고 무슨 무슨 달이라고 정해 놨겠지만 말이다. 특히나 6.25가 발발한 6월에는 나라를 지키다 산화한 많은 분들의 희생과 나라사랑 정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누리는 경제적 풍요가 정치적 자유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선물이 아니다. 호국영령들의 수많은 피와 눈물이 없었더라면 지금 우리는 어떤 현실에 발 딛고 있었을지 상상에 맡길 뿐이다.

정전협정 속에 조용한 평화를 누리고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한시적이다. 부단히 변화하고 갈등하는 현실세계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힘들게 지켜온 한반도의 평화가 지켜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도 평화에 위협이 될 수 있겠고 국내의 정치사회적 변화가 가져올 위험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그럴 때 우리가 조국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호국영령들에 대해 생각이 미칠 수 있다면 좀 더 슬기롭고 지혜롭게 어려운 현실을 타개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 분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외우고 매 순간 기억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럴 때 나라사랑 큰 나무 배지를 달아보면 어떨까? 그것은 호국영령에 대한 최소한의 감사의 표시이자 기억의 흔적이 되리라. 나라사랑 큰 나무 배지는 국가를 위해 희생, 공헌한 국가유공자의 애국심과 자유와 내일에 대한 희망을 상징하기 위해 국가보훈처에서 만든 배지다.

미래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는 과거의 사실 중 현재 우리가 중요시 하는 부분들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꽃이 피고 꽃이 지고 부단하게 변화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잊지 말아야 사실과 가치들이 있다. 호국영령의 희생과 공헌에 대한 감사 또한 그 중 하나다. 그리고 거리의 잊힌 꽃과 풀 그리고 나무들에 대한 이름을 알아가듯이 그렇게 하나 둘 호국영령에 대해 알아간다면 더 좋지 않을까? 우리의 사소한 일상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그냥 주어진 것은 아니니 말이다. 그리고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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