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10.2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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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혁/BR한의원 원장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여름이 지나고 완연한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가을이 왔다. 보통 가을을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 이 말이 도대체 가을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음양오행이론에 의하면 가을은 오행 중 ‘금(金)’에 해당한다. 금기운은 쇠를 뜻하지만 금기운이 쇠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쇠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적인 부분을 상징화한 것으로 보면 된다.
금기운의 상징화된 의미는 ‘수렴(收斂)’을 뜻한다. ‘수렴’은 거두어 들인다는 의미다. 즉 가을에 농작물들을 수확하는 것이 수렴의 의미라고 보면 된다. 이것을 에너지 적인 측면에서 보면 여름동안 온 사방으로 뻗어 나갔던 에너지가 가을로 접어들면서 다시 안으로 거두어 들여지는 시기이다.
식물을 예로 들면 여름동안 잎의 말단까지 뿌리의 영양분이 공급되어 신록이 우거지듯이 잎이 무성해지다가 가을로 접어들면 잎으로 가던 영양분이 차단되어 잎이 점점 말라 낙엽으로 떨어지고 이 영양분이 열매로 집중되면서 열매가 탐스럽게 익어가는 계절이 가을인 것이다.
그래서 가을에 하늘이 높다는 것은 흩어졌던 기운들이 땅으로 내려와 하늘의 기운은 맑고 청명해서 높아지는 것이고, 땅으로 내려온 기운들은 대지에 있는 생명체들에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해 주기 때문에 말이 살찐다고 하는 것이다.
가을은 말 그대로 수확의 계절이기 때문에 한 해 동안 힘들게 노력해서 키운 결과물을 겸허히 하늘에 맡기고 기다리는 계절인 것이다. 그래서 추석에 올해 수확한 농작물들을 제사상에 올려 조상님들께 감사의 예를 올리는 풍습도 생기게 된 것이다.
가을은 물질적인 것만 수확하는 계절이 아니다. 모든 에너지가 밖으로 쏠려 있다가 가을이 되면서 안으로 들어오면서 외적인 것 보다 내적인 것을 더 들여다보게 되기 때문에 사색에 잠기기 좋은 계절이 가을이다.
일년동안 계획했던 일들이 지금쯤이면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루게 되고 그 성과물에 따라 지나간 실수를 점검하고 앞으로 남은 기간을 잘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재점검하는 기간이 또한 이 시점인 것이다.
올해는 국가적으로도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11월에 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50여개국의 지도자가 올 가을에 바뀐다고 한다. 이것은 이 지구가 이제 기존의 묵은 기운에서 벗어나 새롭고 신선한 기운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에 놓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가을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서로 대립하고 경쟁하는 상극(相剋)의 기운에서 서로 돕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상생(相生)의 기운으로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지도자를 지혜롭게 뽑을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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