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함양 서상에 폐기물소각장
진주성-함양 서상에 폐기물소각장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7.27 16:1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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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함양 서상에 폐기물소각장

오나가나 자연환경 망치는 데는 사람이 용감무쌍하다. 만들면 버려야 할 것이 생기는 것은 마련인데 만드는 기술만큼 버리는 기술도 있으면 좋을 텐데 그게 안 되니 죽을 지경이다. 핵에서부터 플라스틱까지 잘 만들어 놓고 완전처리는 꿈이다. 서서히 제 목에 줄을 걸고 있다. 먹고 살면서 버린 생활 폐기물과 편리해지려고 만들어 쓰고 버린 산업폐기물이 이제는 갈 곳이 없다.

쓸 때는 보물이었는데 쓰고 나니까 애물이 되어 어디에서도 반기는 곳이 없다. 어쩌나. 함양 서상 주민들이 뿔이 났다. 금당리 불당골에 폐기물 처리장이 생긴다 해서 그냥 안 있겠단다. 물길 따라 아래로 거연정, 군자정, 동호정, 농월정이 두드러기 일고, 화림동 계곡이 토사곽란을 만날지 모른다. 폐기물!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듯 ‘혹’ 하고 없어져 버리면 오죽 좋겠느냐만, 제조과정에서도 온갖 오염물질이 발생하는데 소각처리 과정에서야 백배 천배가 나오는 걸 다 알고 있다.

폐수와 침출수 나올 것이고, 먼지 풀풀 날리며 거기다가 보태서 냄새도 날 것이며 소각하면 분진 말고도 눈에 보이지 않는 치명적인 유해물질은 어떡하냐고 격분한다. 말이야 완벽한 처리를 하겠다고 하겠지만 그건 입으로 하는 소리라며 결과가 아니라는 것을 TV를 통해서 수도 없이 보았다. ‘암 마을’로 불리는 전국지도까지 꿰고 있어 축적된 경험으로 세세히 알고 있다. 그 실속을 들여다보면 저승길이 보이고 북망산천 가는 지름길이다.

익산 장점마을, 남원 내기마을, 청주 북이면 등 비료공장이나 소각장 때문에 주변 마을 사람들이 못살아서 떠나거나, 암 걸려서 병원 갔으나 속절없는 불귀의 객이 되어 고향산천 뒤로하고 영정 앞세우고 리무진 타고 가는 걸 다 보았다는데 어떡하나. 1014m인 구시봉 깊은 골에서 내려오는 명경지수와 남덕유산, 월봉산, 거망산, 백운산, 영취산 등 1000m를 넘는 고산 준봉들이 우쭐우쭐 둘러싸서 산천경개 수려하여 절경이고 절승인데 이를 어쩌냐며 화림동 계곡의 원류이니 지역이기주의로 보지 말란다.

산고수장하고 산자수명한 화림동천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청정지역이다. 그런데 허용기준 범위 안에서 추진을 강행하겠다고? 팔담팔정의 화림동계곡에 곡소리 날까 염려된다. 시인 묵객 발목을 잡는 천하의 절경이요. 유량 객의 넋을 빼는 제일가는 명승지를 지방세 몇 푼 거둬들이려고 팔을 걷어붙인다? 자연을 거스르면 재앙이 온다. 자연훼손은 일순간이고 원상회복은 천년도 모자란다. 순천인가, 역천인가? 이를 모르면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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