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옷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말자
진주성-옷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말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8.09 16:2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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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옷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말자

늘 정원가꾸기와 건물 관리 청소 등으로 땀으로 옷이 마를 날이 없다.

며칠 전 같이 일을 하고 있는 인부들과 고된 일을 마치고 막걸리 한 잔 하러 식당에 들리게 되었는데 식당에 들어가서 막걸리 있냐고 물어보자마자 막걸리 없으니 건너집으로 가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 순간 잠시나마 막걸리의 가치와 내 스스로의 옷차림에 대해 고민을 해 봤다.

냉장고에 있는 소주 맥주는 많이 팔리니 좋은 술이라 늘 냉장 보관하고 있지만 팔리지 않는 막걸리는 마트에서 사서 마시거나 막걸리 식당에서 마시라는 뜻으로 들렸고, 땀에 젖어있는 모습을 행세를 보니 딱히 많은 매출을 올려주지 않을 모습이라 다른 곳으로 가라는 뜻으로 들렸다.

오래전 일이었다.

손님 7명이 와서는 커피 가격이 가장 저렴한 에스프레소 4잔과 따뜻한 물을 달라 해서는 아메리카노 7잔을 만들어 마시는 지혜를 가진 손님을 맞이한 적 있었다. 중국식당이나 냉면식당에서 곱빼기를 시켜서 나눠 먹는 것과 비슷하다 하겠지만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이유가 있는 것이고 곱빼기를 나눠 먹어야 하는 사연도 있겠지만 에스프레소를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마시는 손님들 모두의 각자 옆에는 명품백과 수입차를 타고 와서 한바탕 수다를 떨고 나가셨다.

먼지 묻은 젖은 옷에 막걸리 마신다고 인간성과 삶이 가난한 것이 아니며,
명품백과 수입차 탄다고 자신의 인격과 품격이 명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품격와 인간성은 식사 중에 근무자들을 부를 때 보이게 되고, 나가면서 계산할 때 나타나게 된다.

진정한 부자는 자랑하지 않는다 했다.

자기 동네에서 부자라고 비싼 옷 입고 다니지 않아도 이미 부자인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자랑하지 않아도 되고, 남의 동네에서 부자라고 자랑해본들 그 사람이 누구인 지 알 수 없으니 자랑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사람의 손님 뒤에는 수십 명의 친인척 선후배들의 무수한 잠재고객들이 있다.

맛있고 친절한 맛집은 서너 사람에게 소개하겠지만, 맛없고 불친절한 가게는 수십 명에게 전달하고 소문이 나게 된다.

장사가 잘되는 식당은 사장의 표정은 항상 밝다.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을 직업과 성분 직급을 논하지 않고 맛있게 먹고 드시고 가는 기쁨과 즐거움 보람과 감사한 마음만 있는 것이다.

잘되는 장사의 기본 비결은 어렵지 않다.

오는 손님 한명 뒤에는 맛있다고 소문낼 수 있는 사람들이 수십 명 있다는 생각으로 밝고 정성을 다하면 된다.

오래전 4명의 손님이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다른 일행은 따듯한 물이라도 마셨더라면 명품백과 수입차 이상으로 멋있고 지적으로 보였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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