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카자스탄 근무자
진주성-카자스탄 근무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8.16 17:2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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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카자스탄 근무자

한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 카자스탄 외국인이 왔다가 5년간 일을 마치고 귀국한다고 인사하러 왔었다.

처음 만났을 때는 젊고 힘이 넘쳤는데 어느덧 50의 나이를 넘기고 야윈 모습으로 그동안 고마웠다며 고향 가서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겠노라고 이야기하며 아쉬운 작별을 했다.

많은 일들이 있는 가게 일을 묵묵히 일을 해내는 카자스탄 사람들과 일을 하게 된 이유는 이슬람 종교적인 이유로 술 담배를 하지 않고 남들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하기 때문이었다.

고향에 자식들과 아내를 두고 짧게는 3년부터 많게는 7년가량 무더운 여름날 비오듯 땀을 흘리는 하우스 일과 힘들고 어려운 현장의 일을 오로지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고독과 외로움 슬픔을 딛고 하루하루 일터로 나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각자의 눈물 나는 영화 한편을 만들고 있다.

인생이란 편하고 행복할 것만 같지만 결코 삶은 행복을 쉽게 주어지는 것은 없으며 인내와 눈물의 고통을 이겨내는 사람만이 달콤한 행복의 시간을 갖게 된다는 사실이다.

외국인과 일을 하려면 일을 지시하는 고용주는 정확한 의사소통과 평정심을 가져야 한다. 하우스 설치 철거는 전문가처럼 잘하지만 처음이라는 전기, 목공 작업등은 하나부터 열까지 정확하게 지시를 하고 가르쳐야만 하고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못한 채 현장 감독을 하지 못하면 의도한 결과대로 나오지가 않는다.

직장이나 사회생활 역시 외국인에게 일을 지시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직장 후배가 일을 못한다고 선배가 야단치기 전에 정확하게 업무를 자세하게 지시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지시 후에도 후배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확인하는 절차와 해결할 방법까지 알려주어야 한다.

세상 살아가는 것이 힘들면 가까운 친구에게 하소연하면서 위로 받을 수 있지만 고향 떠나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는 사람들은 더욱 더 마음이 힘들고 어려울 것이다.

자신의 삶보다는 자식을 위한 길이고 아내의 행복을 위해 힘든 일 마다하지 않고 수년을 타국에서 일을 하는 외국인 근로자과 같이 일을 하다보면 한국 근로자들보다 더 마음이 애틋하고 미안하고 고마워서 하루 일당을 더 넣어 주기도 하고 먹는 것만큼은 부족함이 없도록 챙겨주고 있다.

코로나로 삶이 팍팍해지고 폭염으로 지치고 힘들다 하여도 가까운 곳에 가족이 있고, 따뜻한 밥 한 끼 함께 먹을 수 있는 사람들이 지금 옆에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

힘든 노동의 현장에서 몇 년 동안 일을 하면서도 고향땅에서 가족들과 함께 밥 먹고 일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면 지금 흘리는 땀방울은 고귀하고 가치가 있는 것이다.

현재 한국 내에 수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힘들고 무더운 여름날 현장에서 일하면서 사고 없이 무탈하게 일을 마치고 고향길 가는 날까지 건강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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