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골프장 매너, 그 뒷얘기
아침을 열며-골프장 매너, 그 뒷얘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8.30 17:4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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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
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골프장 매너, 그 뒷얘기

그렇게 계속된 폭염(暴炎)도 지나가는 세월 앞에서는 무색하기 짝이 없다. 8월을 지나고 9월에 가까우니 아침, 저녁 제법 선선함이 느껴지고 길가의 가로수도 낙엽을 떨어뜨리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때늦은 가을장마로 소나기가 기승(氣勝)을 부린다. 아마도 이번 9월 첫 주까지는 전국은 가을장마의 영향권에 있다고 하니 소나기성 집중 폭우에도 대비를 하는 것이 좋겠다.

이미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전면 개학을 한 상태이고 대학가도 대부분 9월 1일 기준으로 개강을 한다. 그러나 지난 7월 6일(1,212명)부터 시작된 4자리 숫자의 확진자 발생으로 우리 경상국립대학교는 9월 한 달 동안은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10월 이후에도 확산세가 멈추지 않는다면 2학기 또한 ‘대면수업’이나 ‘혼합수업’으로의 전환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의 계획대로 하루 빨리 백신 접종을 통해서 ‘위드 코로나(with Corona)’의 시간이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9년 12월 시작된 코로나19로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히면서 골프연습장과 골프장은 극성수기를 맞고 있다. 늘어난 골퍼(golfer)들 덕분으로 골프장들은 시장경제의 논리를 갖다 대면서 그린피, 카트비, 캐디피 등을 줄줄이 인상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장은 오늘도 형형색색의 화려한 골프복의 골퍼들로 붐빈다.

사람들로 붐비다보니 ‘골프 매너’에 대한 얘기는 당연지사다. 이 졸고(拙稿)를 통해 ‘골프 매너’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먼저, 티박스(tee box)에서는 티마크(tee mark)를 유심히 보고 티마크 안쪽에 티를 꽂아야 한다. 시작부터 규칙위반으로 시작하고 싶은가?

또한 티샷(tee shoot)은 1회가 원칙이다. 친구들끼리, 연인들끼리 혹은 지인들끼리라지만 2~3번은 너무 하지 않은가! 페어웨이(fairway)에서도 1회가 원칙이다. 잘 안 맞는다고 연습한다고 치고 또 치면 지켜보는 동반자들은 어쩌란 말인가? 더구나 잃어버린 공 찾으러 간 사람이 함흥차사(咸興差使)면 뒷팀은 짜증그대로다.

이런 저런 과정을 거쳐서 다행히 공(ball)이 그린(green)에 올라가면 두루 살피면서 서둘러서 스스로 마크(mark)를 하고 공을 닦고 라이(lie: 경사도)를 직접 공을 놓고 쳐야 한다. 간혹 크지는 않지만 작은 내기(bet)라도 하고 있음에도 캐디(caddie: 경기도우미)가 다 해주기를 바라는 진상 골퍼는 정말 밥맛없음이다. 이는 캐디가 마크를 하고 공을 닦아서 라이를 보고 놔 줄때까지 경기자 본인은 아무것도 안하겠다는 심산(心算)이 아니겠는가!

참으로 어이없다. 이렇게 10년을 치고 20년을 친다고 그 실력이 늘겠는가? 그 날 만난 캐디에 따라(캐디 능력) 점수가 달라진다면 차라리 모든 샷(shoot)조차도 캐디에게 맡기는 것이 어떤가!

경기를 다 마친 후 로커룸(locker room)에서도 매너가 필요하다. 특히, 요즘 같은 ‘코로나19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모든 사람이 들어야 한다는 듯이 ‘몇 타를 쳤니’, ‘몇 번 홀에서 그것만 넣었으면 싱글(79타)를 했다’느니, ‘버디(birdie)를 몇 개 했다’느니 등을 핏대 세워 외쳐댄다. 본인만 모르고 있지 그 따위를 외침은 아무도 듣고 싶지 않음을 왜 모르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제발 로커룸에서 외치지 말았으면 한다.

이는 샤워룸(shower room)에서도 마찬가지다. 샤워기 물소리 때문에 들리지도 않으니 아예 고함을 친다. 또한 이런 비매너의 몰상식함은 나와서도 그렇다. 샤워실에서 나오자마자 수건 한 장을 던져서 발을 닦고 한 장으로 머리를 닦는다. 좀 있다가 한 장을 더 가져와서 아랫도리를 닦는다. 오죽했으면 골프장측에서 ‘1인 1수건 사용’이라고 했을까?

더욱 가관(加冠)인 것은 따로 있다. 머리를 말리라고 비치되어 있는 헤어드라이(hair dry)로 사타구니를 말리는 사람, 심지어 화장대 위에 발을 올리고 발가락 사이를 말리는 사람은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지 고민이다.

‘골프’라는 운동은 심판이 없는 유일한 스포츠다. 스스로 판단하고 동반자, 캐디 그리고 다음 팀을 배려(配慮)하고, 정해진 규칙을 지켰을 때 더 아름다운 스포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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