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한가위
아침을 열며-한가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9.23 17:1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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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한가위

추석은 한가위, 가배, 가위, 가윗날 및 중추절 등으로 옛날부터 다양하게 불리면서 우리에게 풍요로움과 함께 오는 명절이었다. 우리말인 한가위의 뜻을 살펴보면 ‘한’은 ‘크다’, ‘가위’는 ‘가운데’를 의미한다. 즉 한가위는 8월 한 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이다. 한자인 추석은 가을 추(秋), 저녁 석(夕)으로 한자 그대로 가을의 저녁으로 해석 할 수 있는데, 8월 정중앙의 가을의 저녁하면 절로 보름달이 떠오른다.

언제부터 시작 되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예부터 태양과 달은 특별한 존재였다. 태양은 항상 둥근 형태를 유지하지만, 달의 형태는 한 달에 한 번 둥근 형태로 우리에게 보여진다. 가장 크고 둥근 달이 뜨는 8월 15일은 자연이 주는 가장 큰 둥근 달의 밝은 빛 아래에 함께 노닐다 보니 자연스레 명절로 정착된 것으로 보여진다.

문헌에 따르면 처음으로 한가위가 언급된 것은 삼국사기이다. 신라 제 3대 왕인 유리왕이 왕녀 두 사람에게 각각 여자들을 거느리게 하여 7월 16일부터 길쌈을 하게 하였다. 이후 한 달이 되는 8월 15일이 되면 누가 더 많은지를 살펴 진 쪽이 술과 밥을 마련하여 이긴 편에게 주었고, 맛있는 음식과 함께 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이러한 유래를 찾아보면 신라시대 때 음력 8월 15일은 크고 밝은 달빛 아래에서 함께 음식을 먹고 즐기는 오늘날의 축제와 같았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축제가 명절로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다.

전통 세시풍속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 중 가을의 세시 풍속에는 벌초, 성묘, 차례, 강강수월래, 소놀이, 거북놀이, 원놀이, 가마싸움, 씨름, 반보기, 올게심니, 밭고랑기기 등을 들 수 있다.

벌초는 조상의 무덤에 가서 여름 동안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베어 주었는데, 한가위 전에 반드시 벌초를 해야 하는 것이 자손의 효성의 표시와 도리로 여겼다.

차례는 한가위 이른 아침에는 조상님께 그 해 지은 햇곡식과 과일로 인사를 하였고, 차례 후에는 조상의 묘에 성묘를 가는 것이 순서였다. 햇곡식으로 만들어 조상님께 대접한 추석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송편을 꼽을 수 있다.

송편은 반죽한 멥쌀가루에 소(속)을 넣어 이쁘게 빚어주고, 솔잎을 깔고 쪄낸 떡을 말한다. 송편은 소에 따라 팥송편, 깨송편, 콩송편, 대추송편, 밤송편 등이 있다. 송편을 찔 때 사용하는 솔잎에는 천연 피톤치드가 다른 식물보다 10배 많이 포함되어 있어 유해성분의 섭취를 막아 줄 뿐 아니라 위장병, 고혈압, 중풍, 신경통, 천식 등에 좋다고 한다.

또한, 차례상에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술이다. 한가위 때 마시는 술은 ‘백주’라고 하는데 햅쌀로 빚었기 때문에 ‘신도주’라고도 한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의 뜻에 담겨 있듯이 한가위에는 더위도 지나 선선한 날씨와 햇곡식으로 만든 먹거리를 이웃과 나누었기에 마음이 풍요로운 시기였으리라 생각한다.

한가위는 우리 민족에게 이웃과 함께한 큰 명절이었다. 우리 조상들이 새겼던 정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며, 한가위가 들어 있는 이 달은 더욱 더 이웃을 살피고, 함께 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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