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영가(靈駕)와 천도재(薦度齋)
진주성-영가(靈駕)와 천도재(薦度齋)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9.26 17:2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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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영가(靈駕)와 천도재(薦度齋)

불교에서는 영혼을 영가(靈駕)라고 부른다. 중음신(中陰身)의 상태로 있을 때의 사람의 영(靈)을 이르는데 이생에서 삶을 마치고 떠난 영혼이 다음 생의 생명을 받기 이전까지의 상태를 말한다. 이 기간에 영혼은 새 몸을 받을 곳을 찾아가게 되는데 이때 미혹되어 그릇된 길로 빠지지 않고 바른 길을 찾도록 이끌어주기 위해 천도재(薦度齋)를 올린다. 가(駕)는 탈 것, 수레를 뜻하는 말로 영혼이 갈 길을 찾아 움직이는 존재임을 나타내기 위해 영가라고 부른다.

앞서 언급했듯이 천도재는 죽은 이의 영혼을 극락으로 보내기 위해 치르는 불교의식이다. 삼보에 공양을 올리고 그 공덕을 함께 하기를 기원하는 의례를 재(齋)라 하며, 망자를 위해 올리는 재를 천도재라 한다. 천도(薦度)의 천(薦)은 ‘천거하다’, 도(度)는 ‘법도’의 뜻이다.

그래서 천도는 불보살의 힘으로 망혼을 극락에 보내줄 것을 천거하는 의식이다. 천도재는 생전에 지은 업을 씻는 정화의식을 거친 다음, 불보살 앞으로 공양과 불공을 올리며, 망혼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의식이다. 천도재 때 중요한 것은 망혼을 향해 끊임없이 법문을 들려줌으로써 미혹한 마음을 깨우치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다.

49재는 천도재의 핵심이다. 49재를 지내야 망자의 영혼이 더욱 좋은 곳에 태어난다고 믿기 때문이다. 망자가 된 후 7일째부터 49일째 되는 날까지 매7일마다, 그리고 100일째와 1년째, 2년째 되는 날 등 모두 10번 명부시왕으로부터 심판을 받는다. 이중에서도 49재를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명부시왕 중 지하의 왕으로 알려진 염라대왕이 심판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불교신자가 아니라도 49재는 꼭 치렀다.

천도재에는 49재 수륙재 영산재 생전예수재 등아 있다. 49재는 망자의 49일째 지내는 천도재이며, 수륙재(水陸齋)는 인간과 모든 생명체를 위한 천도재이다. 영산재(靈山齋)는 석가모니가 영취산에서 설법하던 당시 법회를 재현하여 치르는 천도재이며, 생전예수재는 내세를 위해 생전에 미리 천도재를 지내 공덕을 쌓는 의례이다.

불교에서는 천도재를 올릴 때 “아무개 영가시여”라고 외치며 영가를 불러내어 영가가 바른 길을 찾도록 일깨운다. 재는 영가를 더욱 좋은 내세로 인도하기 위한 천도의 의미를 지닌다. 세상의 모든 망혼이 모두 부처님의 가피로 인해 극락으로 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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