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책 읽는 뇌’- 난독증에 대하여
아침을 열며-‘책 읽는 뇌’- 난독증에 대하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9.27 17:4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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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례/새샘언어심리발달상담센터 원장
이정례/새샘언어심리발달상담센터 원장-‘책 읽는 뇌’- 난독증에 대하여

‘책 읽는 뇌’로 최근 토론한 적이 있다. 이 책을 완성하기까지 7년, 100명의 동료가 필요했다고 한다. 뇌가 글을 읽게 된 역사, 뇌가 독서를 배우는 방법, 뇌가 독서를 배우지 못하는 경우 크게 세 가지로 정리가 된다. 세 번째 난독증에 대한 부분이 기억에 남아 발췌한 것을 옮겨보려 한다.

이 책의 필자는 난독증 연구를 해보면 매우 복잡한 일이라는 점을 금방 깨닫게 된다고 한다. 독서하는 뇌가 되려면 매우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며 연구에 개입되는 분야가 워낙 많다. 난독증을 겪는 사람들 안에 독특한 강점과 약점이 복잡하게 혼재한다. 그러한 복잡성이 난독증 역사에 그대로 드러난다.

난독증의 역사에는 또한 노암 촘스키에 의한 언어학혁명, 난독증 진단에 사회계층이 미치는 영향 등 지난 100여 년 간에 걸쳐 이루어진 지성의 역사와 우리 사회의 수많은 변화가 반영되었다. 용어와 정의도 다양하다.

신경심리학자 앤드류 엘리스는 난독증이 무엇으로 판명되든 “질환으로서의 독서 장애는 아니다”라고 선언하였다. 인류 진화의 관점에서 뇌가 독서를 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다.

독서만을 위한 특별한 유전자나 생물학적 구조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에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의 뇌가 물체를 인지하거나 그 이름을 인출하는 것과 같이 다른 일에 사용되도록 유전적으로 프로그램 되고 설계된 기존의 부위를 연결해 새로운 회로를 만드는 방법을 배워야한다.

난독증의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기존의 뇌구조와 여러 층으로 구성되는 프로세스, 구조, 뉴런, 유전자 등 독서 회로를 만드는데 동시다발적으로 참여하고 작용하는 모든 요소를 살펴봐야한다고 한다.

다섯 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독서피라미드를 제시한다. 피라미드의 최상층은 단어나 문장을 읽는 등의 기본적인 행동을 뒷받침해주는 활동을 의미한다. 독서회로의 발달이 잘못될 수 있는 다양한 장소와 방법을 도표화 해보려는 것이다. 유전자적 기초, 뉴런 및 회로, 신경구조, 지각, 운동, 개념, 언어프로세스, 행동단계이다.

피라미드의 두 번째인 인지층은 기본적인 지각, 개념, 언어, 주의, 운동 등 5가지 프로세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로 심리학자들에 의해 연구되는 단계이다. 20세기 이론가들의 대부분은 주로 이 층의 프로세스들은 다시 여러 신경학적 구조에 의존한다. 이 신경구조들이 연결되어 회로를 이루어야 독서를 배울 수 있다.

최근의 이미징 연구는 난독증을 이해하기 위해 이 구조들과 그들이 서로 연결되는 방법을 연구한다. 이 구조적 층의 하단은 뉴런의 작업 그룹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이 다양한 정보에 대해 영속적인 표상을 만들고 인출할 수 있기 때문에 인류가 글자와 음소들을 보고 듣는데 전문가가 될 수 있으며 또한 그것을 자동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피라미드의 최하층은 유전자를 나타낸다. 이 유전자들이 뉴런에 프로그램을 공급해주어야 시각, 언어 등 기존에 형성되어 있던 프로세스들이 일어나도록 뉴런이 작업그룹, 구조, 그리고 궁극적으로 회로를 형성할 수 있다. 난독증에 관한 최신 연구 가운데 일부는 이 마지막 층을 연구한다. 그런데 대물림되는 독서 고유의 유전자가 하나도 없기 때문에 연구가 매우 복잡해진다. 개별적인 뇌가 독서를 학습할 때마다 매번 상단에 있는 4개의 층이 필요한 경로를 형성하는 방법을 새로이 배워야한다.

이 책에 소개된 독서하는 뇌에 대한 진화론적 시각은 뇌로 하여금 최초로 물표를 읽을 수 있게 해주었던 세 가지 조직 원리에서 시작된다. 독서발달에 공통적으로 개입하는 요소는 새로운 학습회로를 만들기 위한 기존 구조의 재편성, 정보를 표상화하기 위해 뉴런의 작업 그룹이 특화되는 역량, 그리고 이들 뉴런 그룹과 학습회로가 거의 자동에 가까운 속도로 정보를 인출 및 연결하는 자동성의 역량이다.

이상의 설계원리를 독서 장애에 적용해보면 난독증 발생의 잠재적 기본 원인이 몇 가지 떠오른다. 첫째, 언어 또는 시각의 기저 구조에 발달성 장애가 발생할 경우. 둘째, 주어진 특화된 작업그룹 내에서 표상을 인출하지 못하거나 회로에서 구조들 간의 연결, 자동성이 구현되는 데 문제가 생긴 경우. 셋째, 이 구조 간 회로가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 넷째, 기존에 사용되는 회로와는 전혀 다른 회로가 재편성되는 경우이다. 지난 난독증 연구 역사를 통해 나왔던 가설에서 추출할 수 있는 유형은 이상의 네 가지로 요약된다고 한다.

참조 : 책 읽는 뇌/메리언 울프 지음/이희수 옮김/살림/2009 23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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