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덕불고필유인(德不孤必有隣)
진주성-덕불고필유인(德不孤必有隣)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1.09.30 17:5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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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성균관 원임부관장
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성균관 원임부관장-덕불고필유인(德不孤必有隣)

‘인사는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이는 적재적소에 맞는 인물을 배치하는 인사(人事)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말이다. 전문성과 능력은 고려하지 않고 특정인물을 위한 인사를 경계하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권력자는, 국가직이나 민간단체를 막론하고 가끔 볼 수 있는 것은 전문성과 능력보다는 사심(私心)으로 인사를 하여 만사가 아닌 망사(亡事)가 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내 일가친척이기에, 나의 동문이기에, 나의 고향 사람이기에, 또는 선거 때의 공(功)의 유무를 따져 처리하니 잡음이 생기기도 한다. 올바른 지도자라면 사심 없이 냉정히 판단하여 오직 조직의 활성화와 조직의 발전을 위해 공정해야 할 것이다.

옛말에도 ‘백성을 칼과 힘에 의해 억압으로 다스리면 순응하지 않고, 원한을 품게 되며 항쟁을 주도하고 반역을 도모하게 된다. 억압통치로 인해서 민심을 잃고 백성을 잃은 통치자는 물을 잃은 물고기와 같은 신세가 된다. 억압 통치자는 결국 백성을 잃은 결과로 국고가 비게 되고 민란(民亂)과 같은 혁명으로 민심이 흉흉해지며 나라는 물론 국민들의 생명과 재물이 온전할 리가 없다’ 라고 했다.

논어 이인편(論語 里人篇)에 덕불고 필유인(德不孤必有隣)이란 말이 있으니,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거나 고독하지 않다. 사람들이 서로 구하고 응하여 마치 이웃과 같이 동류(同類)가 구름같이 모이게 된다. 권력과 힘이 아닌 덕(德)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이에 우리 주변에 흘러 다니는 덕망이 있는 분들의 행동을 보면, 가장 훌륭한 어머니는 자식 앞에 눈물을 보이지 않는 어머니요, 가장 훌륭한 아버지는 남 몰래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아버지이며, 가장 훌륭한 부인은 시부모님께 까닭 없이 혼이 나도, 남편 앞에 미소 짓는 부인이며, 가장 훌륭한 남편은 아내의 노고를 배려하며 슬플 때 눈물을 닦아 주는 남편이다.

또한 가장 훌륭한 자식은 부모님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는 자식이며, 가장 훌륭한 정치가는 떠나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되면 미련 없이 떠나는 사람이다. 즉 진퇴,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분명히 아는 사람이다.

가장 존경 받는 부자는 어려운 곳에 돈을 쓸 줄 아는 사람이다. 경주의 최부자나 청송의 심부자는 아무리 흉년이 들어도 사방백리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도록 덕을 베풀었으니 그 부(富)를 10대가 넘도록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가장 훌륭한 삶을 산 사람은, 살아있을 때보다 죽었을 때 이름이 더욱 빛나는 사람이다.

우리는 덕이 없어 남의 칭송은 받지 못할지언정 지탄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좀 있다고, 좀 배웠다고, 좀 출세했다고 남을 무시하고 거들먹거릴 일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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